모코로를 타고 경험한 델타, 하늘에서 보는 오카방고 델타
오카방고 삼각지의 관문이자 키 작은 갈대의 장소' 란 뜻을 갖고 있는 마운(MAUN)에 도착했다.
모코로를 타고 싶어 현지 투어를 알아봤으나, 오카방고 델타 투어는 모코로를 타고 들어간 델타를 하루 종일 트레킹 하는 것이었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에 그늘도 없는 곳일 종일 걷는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다른 방법으로 모코로를 탈 수 있는지를 확인해본 결과, 모터보트를 타고 모코로 타는 곳으로 이동하고 모코로를 타고 들어가 델타에서 30분 정도 미니 트레킹 하는 것이 있었다.
너무나도 맘에 쏙 드는 코스였다.
나를 태운 모터보트는 모코로를 타는 곳까지 오카방고 강을 커다란 굉음을 내면서 질주했고, 비록 햇볕을 가리는 가림막은 없었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면서 느껴지는 속도감 때문에 소리를 질렀다. 얼굴에 닿은 시원한 바람이 좋았고 눈으로 바라보는 파란 하늘이 좋았다.
강은 잔잔하였지만 모터보트가 지나가는 자리는 물방울이 일어 물길을 만들고 있었고 강가 옆으로는 소와 말들이 풀을 뜯거나 물을 마시고 있었다. 야생말 같지는 않았고 주위의 원주민들이 키우고 있는 소와 말들을 강가에 자유롭게 풀어놓고 방목시키는 것 같았다.
모터보트는 우리를 모코로 있는 곳으로 데려다줬고 나란히 놓여있는 모코로 들이 보였다. 이게 왜 타고 싶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지만, 그때는 이 모코로를 너무 타고 싶었었다.
배에는 승객 2명과 노 젓는 사람 1명이 탈 수 있다.
원주민들이 타고 다녔다는 모코로는 예전에는 나무로 만들었지만 요즘은 다른 재질로 만든다고 한다.
폭이 좁은 모코로는 생각보다 안정감이 있었고 수풀이 올라오는 강가도 스므스하게 잘 다닌다. 노를 저어주는 원주민은 처녀뱃사공인 듯, 사진을 찍는 포즈를 취하고 있으면 본인도 뒤에서 노를 젓던 것을 멈추고 브이자를 만들어 주면서 분위기를 맞춰 주었다.
모코로를 타고 들어가서 약 30분가량 워킹투어가 있었다.
단순히 걷는 게 아니라 하마 발자국, 코끼리 똥, 얼룩말 똥 등 동물들의 배설물과 발자국, 그리고 좋아하는 나무들을 얘기해 주었지만, 알아듣기 힘든 영어에 햇볕이 강해서인지 난 심드렁하기만 했다.
짧은 30분이라도 머리에 내리쬐는 직사광선은 머리를 뜨겁게 했고 더 이상의 트레킹은 빨리 끝내고 싶었는데 이런 트레킹을 종일 한다는 다른 현지 투어를 하는 사람들은 참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코로를 타고 델타를 돌아보는 투어도 했으니 오카방고 델타를 하늘에서 보는 것만 남았다.
숙소에서 쉬고 있다가 예약해놓은 시간이 되어서 경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도착했다. 오카방고 델타 투어를 진행하기 위한 경비행기들이 모여있는 자그마한 공항이었다.
오카방고 델타는 바다나 대양으로 물이 흐르지 못하는, 내력에서 발달한 삼각주로서 지극히 희귀한 사례 중 하나이며 거의 훼손되지 않은 습지 체계와 함께 있다. 이 유산이 지닌 고유한 특징 중의 하나는 오카방고 강이 해마다 건기 동안 범람한다는 사실이다. 그로 인하여 토착 동식물들은 계절 강우 및 강의 범람 시기와 동기화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생물학적 사이클을 적을 시켰다. (구글 인용)
기장은 비행기를 타기 전에 오카방고 델타 지형도를 보여주면서 간략히 설명했다. 손에 쥐고 보여주는 지형도 만으로도 이 지역이 상당히 광범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이렇게 광범위한 것들은
위에서 한눈에 봐줘야 해...
비행기는 이륙했고 아래를 쳐다보니 폭이 10여 미터가 넘는 강줄기는 굵은 사인펜으로 그려진 정도로 보였고, 커다란 코끼리나 2m가 넘는 기린도 그냥 점에 지나지 않았다. 커다란 나무였을텐데 위에서 보이는 모습은 꽃꽂이할 때 꽃을 꽂아놓은 오아시스가 부서진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너무 광범 위한 곳은 하늘에 올라가서도 한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비행기가 계속 진행되어도 눈에 보이는 것은 강줄기와 점처럼 보이는 야생동물들, 그리고 부서진 오아시스...
만족하지는 못했다. 정말 신기하고 한눈에 보일지 알았던 것은 나의 착각이었을까?
하지만,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면 해보고 후회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경험해본 자, 그게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