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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기 Apr 15. 2019

코카서스? 거기가 어딘데?

아제르바이잔, 조지아를 거쳐 아르메니아로...


어? 코카서스? 거기가 어딘데?



여행을 가겠다는 나에게 지인들의 답변은 예상대로다. 유럽이나 남미처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곳이 아니니 어쩌면 당연한 답변 들일 것이다. 나는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그 지역에 있는 나라명들을 줄줄이 읊어대기 시작했다.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그리고 아르메니아...

'코카서스'지역이 어딘지도 생소한데 그 지역에 있는 나라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그중에 익숙한 지명이 나오니 '그곳이 어디인 줄 알겠다'며 고개까지 끄덕여가며 궁금한 듯 사람들이 물어본다.


아~ 미국 조지아! 거기 커피가 유명한가?
조지아 커피 있던데...


사실 '조지아'라는 나라는 미국의 '조지아 주'와는 상관이 없고, 일본의 코카콜라에서 만든 커피 브랜드인 '조지아 캔커피'와도 전혀 무관한 곳이다. TV에서 소개되는 여행 다큐와 여행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 코카서스와 조지아를 배경으로 방영되기도 하였지만, 바쁜 삶에 여행 가는 것을 꿈으로만 간직하고 지내는 대부분의 내가 아는 지인들에게는 코카서스의 그 일대 나라는 생소하기 그지없었다.

긴 여행을 하려면 3가지 조건의 합이 맞아야 한다. 첫째로 돈의 여유가 있어야 하고, 둘째로 시간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을 집안에 우환이 없어야 한다는데 일많고 탈도 많은 40대인 내 주위에는 세 가지의 조건의 합이 맞는 지인이 극히 드물었다. 


코카서스는 캅카스, 카프카스, 코카서스, 카우카스, 코카시아 등 불려지는 그 이름도 상당히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코카서스로 소개되고 있다. 어쨌든 코카서스는 유럽의 동쪽, 아시아의 서북쪽의 카프카스 산맥에 위치한 지역이다. 일반적으로 코카서스 3개국이라 하면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그리고 아르메니아를 일컫는데 이들 국가는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될 때까지 러시아 문화의 영향을 받다가 1991년 독립하였다. 종교적으로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 조지아는 동방정교, 아르메니아는 아르메니아 정교를 따르며, 조지아와 아르메니아는 고유의 문자를 가지고 있으나, 아제르바이잔은 현재 로마문자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코카서스를 만날 수 있다.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빼앗았고, 불을 빼앗긴 인간들을 가엾이 여긴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 몰래 불을 인간들에게 선물하였는데 그로 인해 인간의 숭배를 받게 되었다. 이에 분한 제우스가 프로메테우스를 높은 바위산에 묶어 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벌을 주었는데 프로메테우스가 묶인 바위산이 바로 코카서스 지역에 있는 바위 인 것이다.  


<구글 지도>


여행 준비를 시작해 볼 요량으로 여행책자를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지만 인터 어느 곳에서도 한글판 코카서스 여행책자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검색하여 구매한 책은 개인 에세이로써  여행 계획을 세우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그만큼 아직까지 코카서스 3국은 우리에게 많이 생소한 곳이었고 나는 생소한 그곳으로 여행을 준비 중인 것이었다.


아제르바이잔, 조지아를 거쳐 아르메니아로...






인천을 출발한 비행기가 모스크바를 거쳐 아제르바이잔의 수도인 바쿠에 위치한 헤이다르 알리예프 국제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5시가 안 되는 시간이었다. 입국심사를 거쳐서 공항을 나와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어야 할 예약된 차량이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공항 출입문 앞에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현지인들이 다가오면서 "택시!" "택시!"를 부르며 호객을 하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늘은 해가 뜨려고 오렌지 빛이 지면 위로 올라오고 있었고 나는 그 모습이 너무 멋져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바쿠의 국제공항은 터미널 1, 2로 건물이 나뉘어 있고, 2개의 건물 모두 외벽이 유리로 장식되어 있어 조명이 들어오면 웅장하면서도 화려하여 탄성을 자아냈는데, 해가 떠오르는 지금은 지면에서부터 올라오는 오렌지 빛을 건물의 유리들이 흡수하면서 그 화려함은 극에 달했다. 

특히, 터미널 2의 건물은 금으로 쌓아 올린 건물처럼 황금색으로 그 모습을 화려하게 빛내고 있었다. 

그렇게 일출과 반사되는 건물의 화려함에 넋을 놓고 보고 있길 30여분,  예약된 차량은 기어이 나타나지 않았고 택시를 이용해서 숙소에 도착했다. 


바쿠 국제공항  제1터미널(좌) / 제2터미널(우)


어쨌든 나는'불의 나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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