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는 회사에서 만난 친구다. 사람들은 회사에서 만난 지인을 친구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고 하던데, 확실히 K는 나에게 직장동료 이상의 의미를 가진 사람이다.
이성적이지만 매우 감성 충만하고, 지적인 사람이지만 역으로 매우 충동적인 사람인 K. 매우 당찬 여자이면서 정말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고, 자칫하면 되게 강한 사람으로 볼 수 있지만 정말로 사랑스러운 여자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건넬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K의 지난 연애가 끝났을 때, 저 순수하고 진실된 마음을 귀하게 받고 더 크게 사랑해 줄 수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예쁜 사람이고, 충분히 사랑스러운 사람이기 때문에 이상한 남자를 만나서 괜히 저 여린 마음을 다치는 일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K가 진짜로 곱게 마음을 주고 받으면서 더 풍성하고 예쁘게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쓴다.
이전의 글들에도 몇 번 언급했듯, 전 남자친구와 5년 동안 연애를 했었다. 그 사람과의 관계를 끝내면서 많은 것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그 친구와 긴 연애를 하면서 얻은 가장 큰 배움은, 내 진심을 귀하게 받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쉽게 대하는 사람, 자신의 존재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많은 상처를 받고 그 상처 때문에 다음 사람과의 연애를 시작하는것을 꺼리게 됐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다행히도 나 역시 그런 나쁜놈들을 만난 경험이 없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긴 연애를 했던 그 친구와의 연애에서 ' 내 마음을 소중하게 생각해주고, 그걸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걸 경험했다.
덕분에 누군가에게 마음을 줄 때 겁을 낸다거나 계산을 한다거나 밀당을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진심을 다해서 좋아하기에도 힘든게 연애였다. 나와 상대방의 마음을 재고, 따지고 주도권을 고민하고 기선을 제압하고 뭐 그런것들은 해봐야 무슨의미가 있지? 라는 생각을 했다. 최선을 다해서 사랑을 표현하고 마음을 주면 그 관계가 끝이 난다고 하더라도 나름의 배움과 성장이 있지 미련은 크지 않았다. 그래서 더 깨끗하게 다음 연애를 시작할 수 있었다. 나는 이게 건강한 연애라고 생각한다. 마음의 찌꺼기를 남기지 않는 연애.
그래서 K에게 말했다.
" 밀당하거나, 계산하거나 막 눈치 보지말고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마음가는대로 솔직하게 다 해버려."
나는 K가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걸 알기 때문에 반드시 K의 저 사랑스러움을 알아봐 줄 사람이 나타날거라고 믿는다. 저렇게 사랑스러운 사람을 예뻐해주고 응원해주고 지지해줄 사람이 반드시 나타날거다. 왜냐하면 K는 충분히 그럴만큼 사랑스럽고 예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K의 진심을 보고 그 진심을 예뻐해줄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그 진심을 보면서 밀당하고 애매하게 굴고 불편하게 구는 사람이라면 애진작에 K옆에서 다 필터링 되었으면 좋겠다. 내 눈에 너무 예쁜 K라서 내 주변의 사람들중에서도 함부로 누군가를 추천하기 힘들다.
'내 여자라니까'를 '내 오빠라니까' 로 개사해서 열창하던 그 귀여운 K의 모습을 나보다 더 사랑스럽게 지켜봐줄 멋진 남자가 이번 해에 꼭 나타나길 바란다. 사람의 진심을 귀하게 받을 줄 알고 소중하게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K옆에 꼭 나타나길 바란다. 그래서 K가 올 한해 더 많이 행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