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혼을 결심할 즈음에 몸이 아팠다. 아픈 몸으로 인해 외모도 변했고 원래 내 얼굴과 달라졌기도 했고, 내 기준엔 보기 좋은 얼굴은 아니었다. 그런 나와 당시 남자 친구는 결혼을 하고 싶어 했다.
이런 나를 상대편 부모님이 불편해 할 수도 있다는 엄마의 말에 매우 짜증 나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나름의 결론을 내고 결혼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할 무렵에 구 남자 친구(현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의 부모님이 나를 마음에 들어하실지, 안 들어하실지 나는 모르겠다. 확실하게 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결혼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전에 당신의 가족은 당신이 해결하고 와라. 혹시라도 나의 건강이나 외모나 다른 것들이 당신 부모님의 마음이 들지 않거든 당신이 해결하고 나랑 결혼 준비를 시작하자.
중요한 건 난 당신의 부모님이 나를 반대하셨는지 어땠는지 알고 싶지 않다. 그건 내가 모르게 당신이 해결하는 게 맞다. 내가 당신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갔을 때는 모든 게 다 정리되고 인사 갔으면 한다.
이건 나도 마찬가지다. 우리 부모님이 당신을 혹여나 반대하든 어쩌든 당신과 결혼하고 싶은 건 나니까 우리 가족은 내가 해결하고 시작하겠다. 물론 그 과정은 당신이 알 필요도 없고 알게 하지도 않을 거니까 당신도 그렇게 했으면 한다’ 고.
지금 생각해도 저렇게 당부한 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팠던 것이 내 잘못이 아닌데 그 부분을 마음에 안 들어하신다고 내가 뭘 해보려고 애쓰는 건 이상한 일이지 않는가? (당연히 우리 시부모님은 내가 아픈 것을 전혀 불편해하시거나 마음에 안 들어하시지 않았다.)
본인의 가족이 혹여나 나의 어떤 부분을 불편해한다면 그 부분을 받아들이고 결혼 준비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결하는 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라 배우자가 해결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내가 존중받고 상대방도 존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에, 지인이 본인이 결혼에 대해 방어적으로 생각하게 된 이유가 본인이 어찌할 수 없었던 상황을 상대방과 상대방의 가족이 받아들이기 어려워할 것 같아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심장이 아팠다. 내가 잘못한 것도, 내 책임도 아닌 일을 내 흠으로 생각하고, 짊어지고 가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사람으로부터 ‘내 노력 밖의 무언가’를 ‘내 흠’으로 취급당할 때의 상처를 알기 때문이다.
전혀 절대 그럴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해줬다. 몇 주 시간이 지났는데도 저 말이 계속 마음 아프게 남았고 곱씹을 때마다 속상해서 글로 쓴다.
혹여나 내가 선택할 수 없었던 것을 빌미로 나를 흠내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천박하게 여기고 당당히 그 천박함을 지적해 주라고 말하고 싶다.
나를 존중해 주지 못하는 사람을 배려하지 말라고. 너는 충분히 존중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몇 번이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