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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Mar 29. 2020

[Day5] 스페인, 바르셀로나

니스 해변, 레알 광장, 고딕지구, 몬주익 언덕


바르셀로나 두 번째 날의 일정은 완전히 자유여행. 오롯이 남편이 계획한 일정에 따라서 움직이는 뚜벅이 일정이었다. 느즈막히 일어나서 같은 숙소를 쓰는 에어비엔비 다른 투숙객이 남겨준 빵과 주스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숙소를 나섰다.

일어나보니 주방에 남겨져있던 하우스메이트 미구엘의 쪽지.  덕분에 아침으로 크로와상을 먹고 집을 나설 수 있었다.


니스 해변을 향해 걸어가는 길에 점심을 먹기로 하고 지인이 추천해준 음식점을 찾아갔다. 우리가 찾아간 가게는 우리보다 몇 주 전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지인이 추천해준 타파스 음식점. 영국에서 유럽 음식의 쓴맛을 봤던지라...


음식 자체에 큰 기대를 안 했었는데, 웬걸! 기대 이상이었다. 식사용 요리라기보다는 간식에 가까운 음식이라서 여러 가지 종류를 한꺼번에 시켰다. 영국의 살인적인 물가에 비교하면 가격도 매우 합리적인 편! 오래간만에 마음 편히 여러 음식들과 맥주를 마음껏 즐겼다.

푸아그라를 올린 스테이크 & 오징어 튀김 & 올리브유와 후추를 곁들인 연어회(로 추정되는 음식)


바르셀로나에서 유명한 음식을 찾아보면 푸아그라를 올린 스테이크가 꼭 나오던데, 개인적으로 이날 점심의 MVP는 오징어 튀김이었다. 얇은 튀김옷은 적당히 바삭하면서 쫄깃한 맛이 맥주가 술술 들어가는 맛! 식사용 요리라기보다는 간식에 가까운 음식이라서 여러 가지 종류를 한꺼번에 시켰다. 영국의 살인적인 물가에 비교하면 가격도 매우 합리적인 편! 오래간만에 마음 편히 여러 음식들과 맥주를 마음껏 즐겼다.


특별한 계획 없이 낮에는 니스 해변과 시내를 구경하며 다녔는데, 끝없이 펼쳐진 니스 해변은 꼭 동남아와 런던의 골목길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뭔가 부산 같으면서도 동남아 같으면서도 유럽인 느낌? 건물들은 유럽 느낌인데 바닷가는 동남아 느낌이고??

오래된 유럽식 건물과 야자수, 끝없이 펼쳐진 요트 정류소(?)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니스 해변
왁자지껄한 시내 공터 벤치에 앉아서 한참을 걸어도 끝이 잘 안 보이는 길고 넓은 모래사장과 바다를 구경할 수 있다.

여행을 오기 전에는 유럽은 다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각 나라와 도시마다의 각자의 고유한 분위기와 느낌이 있다는 걸 이때 바르셀로나에서 처음 느꼈다.


해가 떠있는 낮시간의 바르셀로나는 어젯밤과는 분위기가 또 달랐다. 푸르른 바다와 야자수, 그리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선 해변의 맞은편에는 오래된 옛 건물들이 빼곡히 늘어서 있는 이질적인 느낌. 활기차지만 무언가 나른함이 섞여있는 묘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도시만이 가지는 고유한 분위기와 느낌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이 날 처음 알았다.


니스 해변을 한참 거닐고 나서 오후에는 야경투어를 했던 레알 광장 쪽으로 건너갔다. 야경투어에서 느낀 낭만적인 골목과 장소들을 낮에도 다시 한번 방문해보고 싶었다.  낮에 방문한 레알 광장은 밤에 봤던 것보다 훨씬 이질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는데, 클래식한 건물양식들로 둘러싸인 광장을 커다란 야자수가 장식하고 있는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스페인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이라 인상 깊었다.

카페테리아에서 찍은 광장의 모습

레알 광장 카페테리아에서 느긋하게 샹그리아와 맥주를 한잔씩 때리고 고딕지구 구석구석을 구경하러 돌아다녔다. 광장 근처의 카페테리아는 맛은 없고 비싸기만 하다고 추천하지 않는다고들 했다. 하지만 좀 비싸면 뭐 어때? 가성비를 따지려고 여행을 온 게 아니니까!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고 사람도 구경하면서 달달한 알코올을 들이켜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게 여행 온 목적이니까 :) 이날은 정말 여유롭게 돌아다녔다.


레알 광장 근처의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아비뇽 거리 등 유명한 골목이나  카페와 각종 상점들이 속속들이 박혀있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골목을 찬찬히 돌아다니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으니 자유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레알 광장 근처의 골목들을 편하게 구경해보시는 것도 추천! 이날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유명한 추러스 가게가 있길래  추러스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유명하다고 하는 추러스 가게에 들어가서 초콜릿&추러스 조합을 맛봤다 :)  

'Granja la pallaresa'라는 카페의 추로스 & 초콜릿.

우리가 찾아간 곳은 'Granja la pallaresa'라는 오래되고 유명한 가게인데, 우리나라의 놀이동산에서 맛보는 추로스와는 많이 다른 맛이었다. 초콜릿도 거의 단맛이 없었고 추러스도 설탕이 뿌려져 있긴 하지만 설탕의 양이 많지 않아 단맛이 많이 안 났다. 하지만 향이 좋았달까? 자극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초코랑 바삭한 추러스가 잘 어우러져서 풍부한? 맛이 났다. 추러스 자체의 풍미와 초콜릿의 향의 조합이 꽤 괜찮아서 나는 만족하고 먹었던 간식! 가격도 4.7 유로면 저렴하고 :)


저녁에는 야경을 보기 위해 몬주익 언덕을 올라갈 예정이었으므로, 보케리아 시장을 구경하고 간단한 저녁거리를 사서 몬주익 언덕으로 출발! 스페인 광장에서 버스를 타고 몬주익 언덕을 올라갔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걸어 올라가기에는 상당히 힘든 코스였을 것 같다.) 몬주익 언덕 꼭대기에서 버스를 내리면 몬주익 성을 구경할 수 있는데, 우리는 몬주익 성을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으므로 살짝 패스하고 아래쪽으로 내려와 야경을 구경할만한 스폿을 찾았다.


바르셀로나 항구의 야경


내려오다 보면 구석구석 사람들이 모여있는 공터나 벤치가 있으므로 적절한 곳에 자리를 잡고 구경하시면 될 듯!  몬주익 언덕에서 내려오는 방향의 야경은 바르셀로나 항구 전체의 야경을 구경할 수 있다. :)  생각보다 몬주익 언덕에서 내려오는 길은 나무도 많고 야경을 보고 내려오는 시간대에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분위기가 좀 으슥하다. 혼자 가지 마시고 꼭 일행이랑 같이 가는 걸 추천!  이날 내려오는 길에 몬주익 분수쇼를 관람하는 것으로 바르셀로나 두 번째 날 여행 종료 :)


이 날의 투어는 오롯이 남편이 모든 루트와 각 일정별 이동수단까지 파악하고 준비했었다. 바르셀로나 시내를 여기저기 쏘다니는 일정이었는데, 장소별로 이동하는 대중교통정보까지 파악하고 나를 데리 고다니 남편의 노고가 얼마다 대단한 것이었는지 다시 한번 글로나마 박수를 보낸다! (고마워!!)



+) 보케리아 시장을 검색하면 재래시장이라고 많이 나오던데, 개인적으로 보케리아 시장의 물가가 딱히 저렴한 것 같지 않았다. 식재료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해당 시장에서 우리는 살만한 것을 찾기 힘들더라. 저녁거리로 부리토와 타코 샐러드를 샀는데, 이 두 개의 가격도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맛이 매우 좋았고 배도 불러서 비쌌지만 만족)

++) 몬주익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을 걸어가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버스 타고 올라가고, 버스 타고 내려오자. 단, 야경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버스시간을 잘 확인하고 막차가 언제인지도 체크해보자.



이날, 우리가 쓴 예산은


간식(물) 0.73 EUR  ₩986

점심 60.28 EUR ₩81,378

간식 (레몬 환타) 2.9 EUR ₩3,915

간식 (레알 광장 카페테리아) 14 EUR ₩18,900

간식 초콜릿 4 EUR ₩5,400

간식 추로스 4.7 EUR ₩6,345

식사 시장 브리또 4.5 EUR ₩6,075

식사 시장 타코 샐러드 10 EUR ₩13,500


약 13 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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