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esling
올 봄 리슬링을 참 맛있게 마셨다.
오랜만에 받은 와인 마시자는 연락이 기분 좋았다.
그 날 출발 전엔 후진하다가 주차되어있는 차를 살짝 박았고 돌아오는 길에는 발목을 심하게 삐끗해서 몇 달을 고생했는데 그 때 마신 리슬링의 맛이 그 불운들마저 물들여 추억이 되었다.
가져온 와인이 꽃내음 향긋한 리슬링으로 통한 것도, 봄 밤의 공원도 설렘을 주는 요소였다.
설렘은 불편하고 무섭고 위험하고 그만큼 스윗하다.
지금 이것을 설렘이라는 단어로 표현해도 될 지 망설여질만큼 이것은 확신도 설명도 어렵다. 이에 대해서는 말도 글도 자꾸만 아끼게 되므로 이 글은 짧을 것이다.
그 날 후 다시 리슬링을 마신 건 열대야에 잠 못이루는 계절이 되어서였다. 그 때 쯤 다친 발목도 완치되었다. 그 시간동안 어떤 감정의 요동이 있었을지, 그게 얼마만큼이었을지 나는 가늠할 수 없고 내 것을 말해줄 수도 없다.
(마셔본 바로) 리슬링은 꽃향기를 풍기고 크리미한 질감을 가졌으며 미네랄과 과실향, 정향, 산미와 스윗함이 모두 있어 다채롭다.
봄의 설렘과 여름의 뜨거움 사이의 교집합 같은 느낌의 와인이다.
우리도 그 사이 어디쯤에서 적어도 한 번 쯤은 만났던 것 같다.
#알자스에가는날이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