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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솔비 Nov 10. 2020

지금 가진 것만으로 세련된 방 만들기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입어야지!"하고, 입고 싶은 옷을 눈에 잘 띄는 곳에 걸어두고 다이어트를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성공했냐 하면,  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대신 기억에 남아 있는 건 그거다. 다이어트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그 당시 입고 싶었던 옷, 그 당시 체형에 예쁘게 맞아떨어지는 옷을 입었을 때, 그래서 거울 속에 내가 왠지 모르게 예뻐 보이고 자신감이 솟아날 때, 그럴 때는 다이어트 다이어트하지 않아도 저절로 다이어트가 되더라. 더 많이 밖에 나가고, 더 많이 걷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러면서 말이다.


  사는 곳도 그렇다.

  어차피 곧 1년 뒤엔 이사 가니까,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서 정리해도 정리해도 깨끗해지지 않으니까 등등의 이유로 '지금'을 미룬다. '이사만 가면', '아이들이 조금만 더 크기만 하면', 그럼 좀 더 예쁘게 꾸미고 살아야지, 안락한 공간으로 만들어야지 하고 다짐만 하는 동안 하루하루는 지나간다. 대강 대강이 쌓인 공간 속에서, 안락함의 위로는 바랄 수가 없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바로 지금 좀 더 안락한 공간을 만들 수는 없을까? 그때 발견한 책이 이 책이다.  <今あるもので「あか抜けた」部屋になる(荒井詩万、サンクチュアリ出版、2019)> 직역하면 "지금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세련된 집이 된다"이고, 한국에서 출판된 번역본 제목은  <따라만 해도 성공 보장 20가지 인테리어 법칙(아라이 시마 지음, 박승희 옮김, 즐거운 상상, 2020)> 이다.






  저자는 말한다. 세련된 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규칙이 있다고. 현재의 집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면, 우선은 규칙을 따라해 보라고. 그 뒤에 규칙을 응용해서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가면 된다고 말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20개의 룰 중 몇 개를 골라보면 다음과 같다.


・입구와 대각선 상에 무엇을 두는가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

  입구와 대각선 상은 방에 들어왔을 때 무의식적으로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이다. 그 방의 주인공이 될 만한 물건을 입구와 대각선 상에 두면, 인상이 확 달라진다. 가령, 편안한 소파와 관엽식물, 따뜻한 조명 등을 놓아둔다면 단번에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꽃과 꽃병의 비율은 1대 1이 아름다워 보인다.

  꽃 하나로 방 전체의 인상이 달라진다. 식물이 가지는 생명력에 위로받기도, 힘을 얻기도 한다. 어려워하지 말고 집안에 꽃을 장식해보자. 예쁜 꽃병에 꽂아도 좋고, 없으면 컵이나 잼병도 좋다. 꽂을 때는 꽃병과 꽃의 길이가 1대 1이 되도록 하자. 한 송이로도 충분한다. 일단 해보자.


・아이 그림도 액자에 넣으면 멋진 그림이 된다.

・벽은 여백이 90%,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같은 물건을 나란히 3개 놓는다.

・흑백사진으로 갤러리 분위기를 만든다.

・물건이 너무 많을 때는 색이나 소재로 그룹을 만든다.






  그래서 말이다. 늘 그랬듯이 안 되는 이유를 떠올리는 건 접어두고, 집에 오는 길에 300엔을 주고 꽃 한 송이를 사봤다. 집에 굴러다니던 꽃병에 꽂아 식탁 위에 올려 두었다. 책에 나온 대로 식탁 위에 펜던트 조명도 식탁 위 60~80 cm 위치로 조정했다.


  결과는? 눈에 띄게 변했냐 하면 물론 그렇지는 않다. 그런데 식탁에 꽃 한 송이로 인해 집안 분위기가 환해졌다. 낮게 설치된 조명도 왠지 모를 안락함을 준다. 음식이 더 맛있게 보이는 건 덤이다.

  게다가 꽃 한 송이가 어울리는 집을 만들고 싶어 진다. 조금이라도 치우고, 작지만 무엇이든 시도를 해보고 싶어 진다. 내 생활에도, 내 마음에도, 꽃 한 송이가 어울리는 공간과 여유를 만들어주고 싶어 진다.


  완벽하게 하고 싶은 마음에 시도조차 하지 못한 일이 있다면, 아주 작은 것이라도 '바로 지금', '가진 것만으로라도' 해보는 건 어떨까. 멀리 보지 말고 딱 한 걸음만. 그 한 걸음이 계속 걸어가게 할 동기를 만들어 줄지도, 새로운 길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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