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재 산문 / 한글의 한 글
지난겨울 상해에서 제대로 처음 경험했던 중국의 식문화.
그날 이후, 한입 가득 음식을 머금고 느끼는 본토의 맛과 향을 매일 추억했다.
장거리 짝사랑 2달 만에, 결국 다시 중국행 티켓을 끊고 2박 3일간의 미식 랩소디를 다녀왔다.
자유롭게 그리고 환상적으로, 입 안에서 펼치는 선율과 느껴지는 전율의 기록을 공유한다.
'대련(大連)'
중국 랴오닝성 랴오둥 반도 남쪽 끝 항구도시. 해안가에 위치해 해산물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만남의 시간은 고작 48시간.
그 사이에 이 도시를 제대로 맛보기 위해 부지런히 그리고 계산적으로 음식을 탐구하며 여행했다.
마라탕 / 나라펀 / 마라 꼬치
상해는 훠궈가게가 많았다면 대련에서는 #마라꼬치가 가장 대중적인 음식이었다.
길거리 어묵의 뷔페 버전이랄까? 쭉 늘어선 꼬치들 중 원하는 종류를 고르고 그릇에 담아
주인장에게 전달하면 그 가게만의 조합으로 소스를 넣어 버무려준다.
어묵바처럼 [마라바(bar)]도 있다.
입장과 함께 나만의 소스를 만들고(like 건희소스) 중국 현지인들과 핫팟 주변에 둘러앉아
원하는 꼬치를 골라먹는다. 가격은 꼬치 하나에 200원.
중국에선 배 터지게 마라를 먹어도 5천 원을 넘기기가 너무 힘들다. 행복한 투정을 부려본다.
탕후루
마라탕 다음엔? 당연히 탕후루.
마라탕후루는 중국에서 먹을 때 더 완벽한 조합이다.
과일 자체가 한국보다 당도가 높기에 어디서 탕후루를 사 먹어도 실패가 없다.
게다가 5개에 3천 원이라는 최고의 가성비까지! 요즘 대련은 딸기가 제철인 듯했다.
한국과는 식감부터 다른 쫄깃하고 달달한 딸기가 들어간 탕후루를 꼭 경험해 보길.
이미 경험한 이라면, 당당하게 #구아버탕후루를 추천한다.
별다른 부연 설명보단 2박 3일간 하루에 2개씩 총 6개 사 먹었다는 말로 대체한다.
꿔바로우
꿔바로우는 기침이 나는 음식이 아니라는 걸 다들 알까.
꿔바로우는 찐득한 식감이 아니라는 걸 다들 알까.
본토의 꿔바로우는 부먹 스타일로 소스가 잔뜩 버무려져 나오지만, 적당하고 은은히 느껴지는 찹쌀과 함께 첫 한 개부터 마지막까지 바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이건 마치 돼지고기탕후루야.
게다가 적당히 간을 맞춘 양념이 입안에 담백하게 남아, 특대 사이즈도 속 부담 없이 한 그릇을 몽땅 해치울 수 있는 대련 여행 no.1 음식이었다.
우니 샤오롱바오
한국에서 우니는 트러플만큼이나 귀한 몸값. 메뉴판에 0이 하나 더 붙는 건 기본이다.
하지만 대련에서는 우니가 가득 들어간 음식도 1만 원 대에 만나볼 수 있다.
그중 가장 맛이 좋았던 메뉴는 우니 샤오롱바오. 고기와 우니가 반반 비율로 구성되어 우니 초보도 부담 없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양꼬치
마라 만큼이나 대중적인 메뉴로 느껴졌던 양꼬치.
양 특유의 향이 진-하게 배어있어 코와 입 모두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게다가 개당 고작 400원이라는 가성비 넘치는 가격까지 더해져 더 맛있는 기분이다.
양꼬치 집에는 항상 옥수수, 소시지 등 다른 꼬치들도 있는데 옥수수, 버섯, 오징어 세 가지는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아마,, 중국에 또다시 올 명분이 될게 분명하다.
취향과 즉흥적인 독서와
언뜻언뜻 머리를 쳐드는 지혜와
섬세한 미래를 껴안고
사방에서 떠드는 것들에 엿을 날려줄
두 에디터의 사유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