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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경호 Feb 05. 2024

[독서일기] 살아보니, 지능

(이권우 x 이명현 x 이정모 + 정재승), 강양구 기획 정리

20년 넘게 우정을 쌓았던 평론가, 천문학자, 과학자 셋이 환갑을 기념해 전국의 도서관과 공유공간을 돌며 특별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챗GPT와 글쓰기 부터 뇌와 마음의 관계, 늙는다것과 우정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궁금하다면 꼬옥 다들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세 환갑인들의 아름다운 문장들 꼬옥 감상해주세요.   


정재승 :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들의 성생활을 노골적으로 묻고 싶다. 아내와의 성생활은 환갑 즈음에는 어떤 국면으로 접어들었는가? 3153만 6000분(환갑) 정도 세상에 살면, 이성에 끌리는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가? 언제쯤 설레지 않고 평정심으로 이성을 대할 수 있는가? 환갑 이벤트 19금 버전, '살아보니, 섹스'판을 간절히 기약해본다.


이정모 : 대부분의 동물 가운데 수컷의 95퍼센트는 암컷 옆에 가보지도 못하고 죽어요. 인간 수컷은 정말 복 받은 줄 알아야 해요. 어쨌든 대부분 짝짓기를 해봤으니까요.




이쯤되면 대략 어떤 책인지 독자들이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는 무슨! 
읽기 전까지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 좋았던 문장들 중 극히 일부 발췌



"20대는 신선한 건강미, 30대는 원숙함, 40대는 안정감, 50대는 우아함을 얻게 되듯, 인간은 복숭아와 배처럼 썩기 시작하기 직전에 단맛이 나는 법이다"



"우리는 더 옹졸해지는가, 더 포용성이 커지는가?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더 현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조심성이 많아질 뿐이라고 말한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허밍웨이의 말은 정녕 사실인지 궁금했다."



"결국 뭐든지 '지능'이다. 머리가 좋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머리를 잘 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공감과 배려, 우정도 지능이다. 타인의 마음을 읽으려는 태도, 헤아려 행동하려는 노력이 곧 지능인 것이다."



"60년 살다보니 내가 가졌던 신념이 흔들리죠. 포용성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신념의 강고함이 사라지는 거예요."



"정치적 리더는 윗세대를 부정하고 맞서 싸우면서 탄생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러지 못했던 거죠. 60년대생들은 우리사회의 민주화를 이루었지만 그들의 삶은 결코 민주적이지 않았어요. 가정에서나 조직에서나 누구보다도 가부장적이었고 권위주의적이었죠. 거기에 맞서지 못한 것이 70년대생으로서 가장 부끄러운 지점이에요."



"결국 우리가 잘못했죠. 계속 세대안에서 경쟁을 자극했어요. 그래서 그들이 연대해서 윗세대로부터 권력을 빼앗도록 해야하는데 자기들끼 싸우도록 판을 짰어요. 일단 그들이 자기 세대 구성원이 경쟁자가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함께 권력을 빼앗을 동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결국 미래에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75점짜리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인간이 일자리를 얻기  힘들거에요. 인공지능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와 무지막지하게 싼 비용으로 80점짜리 결과물을 대량생산할 수 있으니까요. 이 80점짜리로부터 출발해 95점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결국 미래에  살아남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인간에겐 '신뢰'가 가장 중요하게 기대되는 가치 중 하나가 될 겁니다. 언행일치가 더욱더 중요해질 거고요.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두 노출되어 있잖아요.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이 말이나 글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또 얼마나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가 훨씬 중요한 사회가 될거에요."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논어)"



"아무나와 맺지 않고 매우 선별해서 정하며, 한번 관계를 형성하면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고, 상호 호혜적인 특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구체적인 이익이나 이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지하기 위해 애쓰며, 행복과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바로 그 우정이다."_  로빈 던바의 <프렌즈>해제, 정재승교수 



* 좋았던 책은 독서노트를 작성합니다. 근래 보았던 책 중 가장 많은 문장을 옮겼습니다. 발췌를 이리 많이해도 아직 내보이지 못한 근사한 문장들이 많습니다. 늙다는 것과 우정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는데 환갑을 맞이한 동네어른들에게 많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환갑 만세! 우정 만세! 나도 환갑 때 따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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