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네살 일기장] 가족들에게 보내는 매일 아침인사
"잘 잤어요?"
아침에 눈뜨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엄마한테 인사를 건넵니다. 방문을 열고 눈을 비비고 있는 동생에게도 인사를 건넵니다.
"잘 잤어?"
가벼운 아침인사에도 또렷한 정신으로 신중을 기합니다. 참나 저는 여전히 별 것 아닌 일에 에너지와 신경을 씁니다.
가족들에게 지난밤의 안녕을 묻는 이 별 것 아닌 일들이 실은 오랜 노력으로 이루어진 겁니다. 매번 밖에서는 번지르하게 말하고 다녔지만 상대방을 편하게 만드는 말들,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말들을 저는 부끄럽게도 너무 늦은 나이에 배웠습니다.
타인에게는 친절하나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편하고 익숙하다는 이유로 소홀했던 경험이, 결국 스스로에게도 친절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모두 지난밤 잘 잤나요?
참 그리고 지난밤이 동생의 생일이었습니다. 가장 작은 조각케이크를 사 초에 불을 붙이고 생일축하 노래를 엄마와 같이 불러줬습니다. 후우우~
아버지는 방에서 모른 척 컴퓨터로 바둑을 한참 두시다가 늦은 밤 잠자리에 누운 동생에게 가장 작은 목소리로 생일을 축하한다 말해주었습니다.
그거면 됩니다. 별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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