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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경 Feb 17. 2016

사랑, 그 단순함에 대하여.....



얼마나 많은 사랑고백을 하며 나는 살아가는가.

'사랑해'

이런 고백을 참으로 많이 한다.

어쩜 날마다 나의 사랑을 고백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사랑해, 내 딸'

'사랑해, 내 아들'

그러다가 어느 날 부터 며느리라는 이름으로 내 딸이 된 그녀에게도

'사랑해, 우리 공주님'을 외친다.

시어머니의 푼수같은 사랑고백을 그녀는 담백하게 받아들인다.

고맙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는

봄날의 새순같은 달콤한  입술로 

내 아이들은 '엄마 사랑해'를 외치며 뽀뽀를 해주곤 했다.

그 은밀한 촉감과 솜털 같은 음색을 어찌 잊으랴.

사랑이 참 좋았다.

내가 사랑한다고 고백할 수 있어 좋았고

나를 사랑한다는 모든 고백이 행복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러간 어느 지점 부터

사랑은  과거형으로 

때로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는다.

사랑이 과거형으로 남을 즈음 다가오는 사랑의 의미는 다르다.

귀가 순해지는 이즈음의 사랑에 대한 정의는 보다 미니멀해진다.

강열한 원색으로 빛나던 사랑의 빛깔들이 

서서히 수묵담채화로 바뀌어 가는 듯 하다.

힘이 빠지고, 애쓰고 용쓰던 열정 또한 덜어지고 유연함이 그 자리를 채우면

담담하고 편안하게 사랑과 마주하게 된다.






시절 따라 

내 사랑이 뜨거웠던 것처럼

내 아이들의 사랑 또한 열정으로 익어갈 것을 지켜 본다.

그리고 조금 물러 난 자리에 서서 나는 내게 남은 사랑을 확인한다.

함께 주름진 얼굴로 마주하는 남편의 오래 묵은 사랑의 온기가 편안하고

머리숱이 나날이 줄어드는 친구들의 오랜 사랑이

나를 든든하게 한다.






모든 사랑의 출발은

먼저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함을 발견한다.

내가 나를 응원하고 

내가 나를 용서하고

내가 나를 자유롭게 해 주는 것... 

그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커다란 사랑인 듯 하다.






세상엔 얼마나 많은 사랑이 존재하는가....

헤아질 수 없을만큼의  무수한 사랑이 이 세상을 존재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이 무어냐고....가끔 내게 물어보다가

나는 알아차린다.

사랑이란 우리를 이어주고 묶어주는 끈이라는 것을.....






사랑은.... 그 사랑은

뜨겁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내가 너를 생각하고 미소 짓는 것임을....

또한 내가 나를 생각하며 미소 짓는 것임을....

내가 너를 떠 올리며 나도 모르게 기도하는 것임을....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게로 가는 내 눈길임을....

나를 행복하게 하는 모든 것들이 사랑임을 이제 알겠다. 

사랑은 이렇듯 간단명료한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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