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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경 Apr 04. 2016

내가 참 삐딱한 사람이라....



뭐든 좋은게 좋은거다.

내 눈에 좋게 보이는 것이 많을수록 내 마음은 평화롭다.


내 눈에 이뻐 보이는 것이 많을수록 나는 행복해지고

내 가슴에 수용되는 것이 많아질수록 

나는 너그러운 사람이 됨을 알기에....

좋은 사람으로 살고 싶기에....


나 자신에게도 좋은 사람이고 타인에게도 좋은 사람이고 싶기에

가능하면 좋게 보자고.... 좋은게 좋은거라 자기최면을 자주 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참 삐딱한 사람이다.

베스트 셀러의 반열에 오른 책들이 가끔 삐딱하게 보인다.

거대 출판사의 철저한 기획아래 태어나기도 전에 금수저를 물어서

베스트셀러라는 이름으로 서점 가판대에 황제처럼 버티고 있는 책들을 보면

책 한권을 제대로 쓰고 만들기 위해 애쓰는 

무수한 저자들과 출판사들이 애처로워진다.


학력 좋고 모델같은 어느 스님과 부자출판사의 콜라보를 볼 때도 그랬다.

책 내용을 읽은 적이 없으니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나는 자꾸만 삐딱해지는 나를 보았다.

그 책을 사서 읽은적은 없지만 SNS 세상에서 몇 줄로 올라온 포스트를 통해

아... 대충 이런 글들인가 보다... 하고 넘기면서 

느닷없이 김훈 작가의 '라면을 끓이며' 에서처럼 냄비 속에서 끓는 라면냄새 같은 것이

풍겨나는 글인지 잠시 궁금했던 적이 있다.

글들이 언어의 유희이고 잘 인테리어 된 카페같은 느낌이라면 곤란하다는 생각도 했다.



삐딱해지는 내 마음 속에는 대한민국의 현실정치도 한 컷 들어있다.

정치인이라는 존재에 대해 이만큼 민감하게 거북하고 불편했던 적이 있었나 돌아보았다.

나이 먹어가며 유순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 너머로

거짓말하고 안하무인이고 삿대질하고 자기만 옳다고 핏대를 세우는 정치하는 무리들을 보며

나는 또 자꾸만 삐딱해지려 한다.


쉬는 날 만나는  TV 화면속의 홈쇼핑 호스트를 볼 때도

종편채널 속에서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정치 읽어주는 패널들을 스칠 때도

하루종일 먹는일에 목숨거는 먹방, 쿡방을 만날 때도 나는 삐딱해진다.

채널을 바꾸어도 늘 한결같이 나타나는 연예인들의 삼삼오오 수다들도 그렇고

SNS 세상에서 느닷없이 나타나는 벗은 여자들과

늘 세상을 향해 삿대질하는 애국자와 선동가들도 그렇고 그렇다.


귀가 순해지는 나이를 먹고도 내 귀는 날마다 거칠어지나 보다.

내 눈길이 머무는 자리를 다시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봄날이 눈 앞에 머물고 있는 동안 산과 들, 하늘과 바다를 만나고

바람소리와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마음으로 

내게 주어진 귀한 하루를 살아야겠다.


내가 삐딱하거나 반듯하거나.... 세상은 아무 상관없이 잘 돌아가니

내 마음 내가 챙겨주기로 작정하며 하루를 연다.

세상에 푸른 평화가 가득하기를....

더욱 좋은것만 보고 좋은것만 듣고 싶지만 그게 안된다 하더라도

더욱 좋게 이해하고 더욱 좋게 듣자고....

착한 마음으로.... 순한 귀로...

하루를 살자고....


사월... 벚꽃...목련....개나리...민들레...종달새....하늘....새털구름...

속잎 돋아나는 감나무 잎새...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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