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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경 May 02. 2016

우리가 작별해야 한다면.....

사랑하는 내 동생아,

너는 지금 숨을 쉬기도 힘든 순간들을 맞으면서

모든것이 허무하고 아쉬울지도 모르겠구나.

1년 반 동안 네가 투쟁해 온 병과의 전쟁이 방사선치료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의미없는 싸움으로 끝이 나는 듯 하다.

아프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차원의 고통으로 나눌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본다.

많이 아프구나....

정말 아프구나....

차마 뭐라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구나.....

그 생각을 하다보면 내 가슴이 죄어오는 듯 하다.


남은 시간이 참으로 얼마 없다는 말을 전해 들으면서

나는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 생각했다.

사람의 목숨이란 우리들의 신의 손길로 거두어지기 전까지는 

그 순간이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너를 보낼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누나는

슬픔과 통곡 대신 너와 함께 했던 우리들의 시절을 돌아보며

네가 내 동생이어서 감사하고

네가 내 동생이어서 고마웠던 수많은 시간들을 떠 올리며

우리의 인연을 겸허히, 감사히 아름다운 기억으로 간직하려 한다.


작별 앞에서....

작별하지 않기를 간구하는 마음으로

너와 나의 추억을 기억하려 애쓰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 .... 싶다.

한잔 술이 유쾌할 때 너는 내게 전화를 하고

들뜬 목소리로 '누나, 사랑한데이'

또는 '이여사, 건강 잘 챙기소'

.... 할 때 마다 나는 ....'너 한 잔 했구나'.... 그랬었다.


어제 다급한 소식을 듣고 멍한 가슴위로 아픈 바람이 지나갔다.

사랑하는 내 동생아,

우리가 작별해야 한다면 행복하게 다시 만날것을 기약하자.

우리가 작별해야 한다면

우리를 기쁘게 했던 모든 기억과

우리가 함께 나누 모든 이야기들과

우리가 함께 고뇌했던 무거웠던 시절들을 잊지 말고

너와 내가 나누어가지면서 아름답게 작별하자.


모든 이별과 작별은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은 일이기에

첫새벽 눈을 뜨자마자 너를 떠 올리며 손 모아 기도하고

우리가 헤어지지 않게 해 달라는 처절한 소망을 하늘위로 전했다.


오늘.....

너에게 기적이 찾아오길 

아주 단순한 기적이 봄나비처럼 나풀나풀 찾아오기를.....

그래서 우리 잠시, 작별을 잊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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