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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경 Jan 27. 2016

내 뜻대로 마시고....


기도가 가끔은 엉터리다.

내 뜻대로 마시고 주님의 뜻대로 하시라고....

외우둣 기도하고 돌아서서

뭐든 다 내 뜻대로 하려고 애 쓰는 나를 본다.

내 뜻과 그분의 뜻 사이는 때로는 가깝고 때로는 너무 멀다.

그래서 부끄럽다.






성당의 종소리가 너무 좋아서 뮌헨을 사랑하는 딸처럼

나도 그윽한 종소리를 들으면서

그분의 뜻을 헤아리며

나의 뜻을 접는 평화를 얻고 싶다.

기도는 내 마음의 소리이니 그 소리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리라.






예전엔 그랬었다.

기도할 때 마다 '이 기도가 필요한 곳에 닿게 하소서' ....

나의 기도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기도를 바치곤 했는데

어느순간 나의 모든 기도는 나의 안녕을 위한 기도가 되어버렸다.

그때와 지금의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의 나는 어리석게도  빈둥지신드롬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훨 훨 ... 날을 수 있는 자유를 잊고 있다는 것....

빈둥지의 여유로움을 자꾸 잊는다는 것....

그래서 습성은 무서운 것이다.







해야 할 일도 많고

내 일기장 속에 적힌 버킷 리스트 속에는 바쁘게 이루고 싶은 기록이 많은데

작은 내 마음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허망한 욕심이 자꾸만 불어나서

고독한 나를 만나고

방황하는 나를 만나는 것 같다.

이러지 말자고 ... 이러기엔 시간이 너무 없다고....





내게 머물고 있는 모든것을 다정하게 품고 살자고....

내 앞에 놓인 모든것을 더욱 깊이 들여다 보자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사랑을 꺼내어 쓰자고....

오늘은 조금 정신 차린 기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마음으로 부르며

다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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