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를 이어가는 이유
홀로 차를 마시며 떠올리는 장면들은 생각보다 밝거나 충만한 순간들이 아니다.
차 한 잔마다 막연한 희망들, 여전히 풀어야 하는 문제들과 앞으로의 일들을 떠올리곤 한다.
과거보다는 지금, 앞으로 마주해야 할 과제, 그걸 해냈을 때 비로소 기뻐할 모습들이 선명해진다.
혼자만의 찻자리는 반추의 감각들로 짙어진다.
어쩌면 조금 고독한 시간이지만 그만큼 깊고 평온하다.
누군가와 마시는 차는 다른 결을 갖는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의 취향과 고민, 우리가 나누는 대화와 먹고 있는 디저트 같은 일상적 주제들로 채워진다.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즐겁고 명랑하게, 서로의 순간에 집중하게 된다.
어떤 날은 혼자, 또 어떤 날은 함께
차 한 잔에 다시 숨을 골랐다.
돌아보니 차를 마시는 시간은 언제나 나를 ‘지금 여기에’ 머무르게 했다.
과거의 영광이나 상처는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차를 마시는 시간이 알려주었다.
그래서 이런 찻자리를 더 자주 마련하고 싶다.
나에게 현재를 선물한 이 시간, 이 자리를 누군가도 경험해봤으면 하는 마음이랄까?
다시 이곳에서 차를 마시며 하루하루를 엮어간다.
지금까지를 위로하고 앞으로를 기대하며,
아직 만나지 못한 누군가에게 이 따뜻한 자리를 건네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