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리 내뱉은 후에 버려지고 싶습니다
개운한 녹차 한 잔을 마시고
우려낸 티백을 건져냅니다.
몸 안 가득 품었던 초록의 향기를 다 토해내고
싱겁게 불어난 건더기만 남았습니다.
쓰레기로 전락한 녀석은
입 안으로 번지는 개운한 향기와
몸속으로 퍼지는 따뜻한 온기가 데려온
순간의 행복을 선물하고 갑니다.
다 우려낸 녹차 티백처럼
내 안에 품은 푸른 열정도
모조리 내뱉은 후에 버려지고 싶습니다.
손 끝에 주워 든 그것이 더 이상 초라해 보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