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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깰바자 Aug 08. 2017

버려지다

모조리 내뱉은 후에 버려지고 싶습니다



개운한 녹차 한 잔을 마시고

우려낸 티백을 건져냅니다.

몸 안 가득 품었던 초록의 향기를 다 토해내고

싱겁게 불어난 건더기만 남았습니다.

쓰레기로 전락한 녀석은

입 안으로 번지는 개운한 향기와

몸속으로 퍼지는 따뜻한 온기가 데려온

순간의 행복을 선물하고 갑니다.


다 우려낸 녹차 티백처럼

내 안에 품은 푸른 열정도

모조리 내뱉은 후에 버려지고 싶습니다.


손 끝에 주워 든 그것이 더 이상 초라해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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