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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르는 굼벵이 Apr 03. 2023

2023년의 봄은 벚꽃으로 충분했다.

제대로 벚꽃놀이를 즐긴 오늘

벚꽃놀이를 다녀왔다. 의정부 벚꽃놀이 장소는 종종 산책을 나가는 중랑천 쪽이다. 주말이고 축제가 있는 날이라 사람이 많겠거니 하고 나갔지만 예상보다 많았다. 축제 행사 중의 하나로 걷기 대회를 했는데 남편과 내가 나갔을 땐 대회가 끝나 경품추첨을 하고 있어서 참가자들이 벚꽃길 양쪽에 죽 늘어서 있었다. 조심조심 그 부분을 지나니 꽃을 보며 천천히 걸을만했다. 큰 벚꽃도 있고 작은 벚꽃도 있고. 감수성이 차오른 남편은 작은 꽃이 더 예쁘다며 눈송이가 하늘에 맺혀있는 것 같다고 하더니 바람에 날리는 꽃잎을 한 잎 잡아 나에게 주었다.


그러고 보니 남편과 마음먹고 나와 벚꽃놀이를 즐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게를 할 땐 가게가 바빠 가게 옆에 대공원이 있었어도 못 갔다. 그때는 가게를 열기 위해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는 게 먼저였다. 꽃놀이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 후엔 코로나 때문에 축제를 안 했을뿐더러,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러 나갔을 때 꽃을 보긴 했어도 '벚꽃을 보러 가자'하고 나가진 않았었다.


그래서 이번에 나간 벚꽃놀이에서 우리는, '이제 그만 봐도 되겠어'할 때까지 벚꽃을 봤다. 나는 올해 봄이 벚꽃놀이를 한 것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느낀다. 2023년 봄에 뭘 했냐고 누가 묻는다면 "벚꽃놀이를 했다."가 충분한 대답이 될 것 같다. 그 많은 봄날 중 벚꽃놀이를 한 하루를 뺀 나머지 날들의 의미를 묻는다면, 벚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벚꽃축제를 기다리고, 벚꽃놀이의 여운을 느끼는 게 의미였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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