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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르는 굼벵이 May 18. 2023

취미가 스트레스가 되다니

보태니컬아트를 그만할까 생각한 오늘

하면 할수록 어렵다. 연습은 조금 어려웠는데 본격적으로 세밀화 그리기에 들어가자 많이 어렵다. 그림 그리는 과정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그렇다. 스트레스가 산을 타고 오르는 중.


밑그림 그리기부터 만만치 않았다. 책을 보고 조금 크게 도화지에 그대로 따라 그리는 건데 쉽지 않다. 자연스러운 선이 그려지지 않는다. 꽃이고 나뭇잎인데 자꾸 선이 곧게 뻗는다. 나는 왜 이렇게 못 그릴까, 답답해진다. 그래도 다 그리고 색을 넣게 되면 좀 수월해지겠지, 기대를 안고 선생님의 (많은)도움으로 밑그림 작업을 마쳤다.


그러나. 첩첩산중이다. 색을 넣기 시작하자 머릿속이 붕괴되며 손이 얼음이 됐다. 선생님이 시범을 보여주며 꽃받침하나에 색을 칠해주시고 나머지를 내가 칠했는데 위에서 봐도 옆에서 봐도 망했다. 손과 함께 몸도 얼음.

그런 나를 본 선생님. "왜 안 그리세요~? 쉬는 중?"

어떡하지 싶은 나. "망했어요..."

내가 색칠한 곳을 본 선생님. "지우세요~"

지웠지만 색이 깨끗하게 종이에서 빠지지 않는다.


처음이니까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색을 넣어볼까 싶다가도, 선생님이 다 골라준 색연필로도 색을 어떻게 넣어야 할지 막막해지면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색 칠하는 방법도 다 알려주셨는데 왜 나는 못할까 스트레스가 솟아난다. 처음 배우는 거니까 못하는 게 당연할 수 있다고 여겨지지 않고 자꾸 화가 나는 게 문제인지, 잘 못할걸 예상했으면서 해보겠다고 시작한 게 문제인지. 스트레스를 받으며 계속해야 할지 그만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


아무리 취미래도 어렵다고 그만두는 건 좋지 않은 태도이지 않나 싶다가도, 굳이 취미로 하는 활동을 스트레스받으며 할꺼있나 싶기도 하고. 이겨내는 게 맞는지 포기하는 게 맞는지. 그러다 이제는, 나는 이걸 왜 시작한 걸까 하는 물음까지. 재료, 도구 사기 전에 그만할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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