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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해질 정도로 피곤하지는 말아야

남편에게 속상한 말을 뱉은 오늘

by 구르는 굼벵이

어쩌다 보니 무리한 스케줄이 되어서(프리랜서이고 일욕심이 많고 일이 좋기도 하고) 피곤한 날들이었다. 저녁에 간단하게 식빵에 내가 좋아하는 마요네즈를 발라 먹으려고 그 둘을 사 갖고 퇴근. 남편은 요즘 일이 힘들어 내가 퇴근하면 보통 자고 있다. 그런데 그날은 안 자고 있던 남편이 배고프다며 식빵을 보고 "토스트 해 먹을까?" 한다. 아... 반사적으로 짜증스럽게 "나 힘들어" 그러나 또 안 해주기는 미안해 계란을 풀고 토스트를 해준다. 그러면서 "여보 때문에 더 힘들어"


다음날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을 차리는데(둘 중 한 명이라도 출근하면 그 시간에 아침을 먹는다.) 잠이 부족해 힘드니 간단히 있는 반찬으로 먹으려 했다. 남편도 그냥 먹겠지 했는데 이번엔 "프라이해 먹을까"한다. 나는 또 "여보 때문에 내가 더 힘들어"하고는 해줬다. (토스트든 프라이든 남편이 하면 뒷정리가 더 힘들기 때문에 내가 하는 게 낫다.)


그리고는 출근해 일을 하는데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스멀스멀. 남편이 그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안 좋았겠다 싶어 속상. 소중한 남편에게 그렇게 못된 말을 할 정도로 피곤하다면 일을 조금 적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피곤하면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주변일에도 부정적인 시선이 되고 말실수를 하기도 쉬운 것 같다. 나 스스로 이성이나 감정의 제어가 잘 안 되는 느낌.


어쨌든 그날은 퇴근하고 남편에게 사과했다. 일을 많이 하면 나를 잃어가는 기분이다. 퇴근하면 간단히 집안일을 하고 잠자기 바쁘다. 며칠 쉬면서 나를 회복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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