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구하는 신박한 방법

남편의 기발함에 감탄한 오늘

by 구르는 굼벵이

"아!"

"왜 그래?"

"방 닦으려다가 밀대를 놓쳤는데 그게 넘어지면서 복숭아뼈 맞았어. 진짜 아파!"

"만약에 누가 널 해하려고 하면 우리 애는 그냥 놔둬둬 스스로 다친다고 해야겠다."

"응?"


이건 무슨 말이지.. 하면서도 딱히 부정할 수 없고 어떻게 그 순간에 그런 생각을 했을까 싶어 크게 웃었다. 평소 나를 어떻게 본거야?


하긴 얼마 전 발톱을 깎을 때도 "발톱을 잘못 잘라서 물결모양이 됐어!" 하니까 "너답다."라고 했다. "이 멍은 아디서 든 거야?" 하는 말에는 "몰라. 침대랑 탁자에 수시로 부딪히니까 크게 아픈 거 아니면 기억 안 나"라는 게 내 대답.


그래서 그런지 내가 "나랑 사는 거 재밌지?"라고 물으면 "아주 스텍타클하지~"라고 말하는 남편. '그래도 지루한 거보다 낫잖아. 재미있으면 됐지.'라고 생각하는 나.

어쨌든, 남편은 나를 그냥 두면 스스로 다치는 사람으로 보고 있나 보다. 그래서 종종 "나 없으면 어떡하려고 그래"라는 말을 하나? 뭐, 지금은 내 새끼손톱에 바로 옆 손가락이 긁혀 따끔거리지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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