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참는 체력

체력에도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 오늘

by 구르는 굼벵이

아침부터 배가 슬슬 아팠다. 생리통이다. 일을 할 때면 진통제를 먹는다. 아프기 시작할 때 바로 먹는다. 일할 때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집에 있으니 참아본다.


통증은 못 참을 정도는 아니다. 지속적으로 있으나 참을 만은 하다. 무언가에 집중하면 잠깐 잊혔다 곧 '지금도 아프지롱~'한다. 약을 먹을까 몇 번 고민하다 만다. 쉬고 있으면 낫겠지.


그렇게 낮을 지나고 저녁을 지나 밤이 된다. 저녁을 해 먹고 청소를 하느라 사부작 거리는 것 말곤 가만 쉬었는데도 통증은 그대로다. 이대로면 잠도 잘 못 자겠는데 싶다. 약을 먹고 편히 잘까 하다 자고 나면 괜찮아질 테니 참고 자기로 한다.


그런데, 체력이 떨어졌다. 아픈 걸 참는 체력. 심하게는 아니어도 신경 쓰일 정도의 통증을 종일 참느라 체력을 많이 썼나 보다. 이제 참아낼 체력이 없다. 통증이 더 커진 것은 아니나 아픔을 참기가 힘들어졌다. 결국 약을 먹어야 할까, 이럴 거면 진작 먹을걸 그랬나 생각한다. 하지만 약을 가지러 가는 대신 요가매트를 폈다.


걷거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거나 요가를 하면 통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알지만 그럴 땐 만사가 다 귀찮다. 그러다 아픔을 참는 체력도 떨어지고 기운이 없어지니 오히려 매트 위로 올라갈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요가 수업 영상을 틀어놓고 가만가만 몸을 움직인다. 통증이 좀 가라앉는다. 결국 약을 먹지 않고 잠을 잤다.


다른 것도 각기 체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일할 체력, 걸을 체력, 자전거를 탈 체력, 사람을 만날 체력, 수다를 떨 체력 등등. 그리고 그 체력은 각기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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