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은 빠르게 오고 일요일은 느리게 온다.

시간이 다르게 간다고 생각한 오늘

by 구르는 굼벵이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이네"

이 말을 한 지 한 대략 이 틀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시간상으로 일주일이 지났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매주 목요일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 주택에 살 땐 일주일에 세 번 투명한 비닐봉지에 재활용 쓰레기를 내놨다. 그게 익숙해서 그런지 처음 이사 와서는 재활용 쓰레기를 자주 못 버리는 게 불편했다. 지금은 적응해서 괜찮은 지점을 지나 목요일이 점점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내일이면 재활용 버리는 날이야?"

"엊그제 버린 것 같은데..."

"오늘 재활용 버리는 날이지."

"일주일이 왜 이렇게 빨라"

라는 말을 일주일에 한 번씩 하고 있다. 재활용 수거일로 체감하는 일주일은 마치 이, 삼일 같다.


그런데 그것보단 일주일이 길게 느껴지는 때도 있다.

일요일. 일요일마다 본가에 가서 밥을 먹고 얘기를 나누고 엄마가 만들어 주신 반찬 등을 가지고 온다. 그런데 그 지난주 일요일부터 이번 주 일요일까지의 시간은 꽤 길다. 본가는 가깝다. 버스 타고 20분 남짓, 버스정류장도 코앞이다. 자전거를 타도 30분 정도. 엄마와는 문자도 종종 하고 드물지만 시간이 맞으면 중간에서 만나 같이 산책을 하거나 시장에 가기도 한다.


그런데도 그 일주일은 재활용 수거일로 체감하는 일주일보다 길다. 그리고 그건 나뿐만이 아닌 것 같다. 밥을 먹고 나면 동생이 "쉬다 가. 누나 오면 같이 먹으려고 사다 놨어."라며 과자 등 먹을거리를 꺼내 주고, 가려고 일어나면 늘 "벌써 가려고?"라는 말을 한다. 엄마도 먹을 것을 하나라도 더 싸주려고 하신다. 그리고 버스 정류장까지 같이 나와 내가 버스를 타면 들어가신다. 그런 것들을 보면 엄마와 동생에게도 나와 시간을 보내는 일요일과 일요일 사이의 시간은 다른 것으로 체감하는 일주일이라는 시간보다 길게 느껴지나 싶다. 반대의 상황이 된다면 나 역시 더 오래 있다 가길 바라고, 더 많이 먹길 바라고, 뭐라도 들려서 보내려고 애쓸 것 같다.


빠르게 오는 목요일, 천천히 오는 일요일. 평균은 화요일쯤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