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를 좋아해서 다행이야

떡볶이 먹자는 남편이 귀여웠던 오늘

by 구르는 굼벵이

종종 남편과 재래시장에 간다.

어디에서 무엇을 파는지 다 아는데도 갈 때마다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구경하기 바쁘다. 보이는 것마다 다 맛있을 것 같다. 대부분 시장 후문 쪽에서 들어가는데, 후문 입구에 떡볶이 집이 있다. 떡볶이, 튀김, 순대 등을 파는데 유리창문 너머로 쌓여있는 튀김이 보인다. 언제 한 번 먹어봐야지, 늘 생각만 하고 지나치다 어느 날 남편이 "오늘은 떡볶이 먹자." 해서 메뉴판을 봤다.


쌀떡과 밀떡 중에 고르고 튀김도 고른다. 포장을 주문하고 밖에 서서 기다리는데, 신중하게 떡볶이와 튀김을 고르고 지켜보며 서 있는 남편이 문득 귀엽다. 남자들은 떡볶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왜 그런 선입견, 편견을 가지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가끔 남편이 떡볶이를 먹자고 해도 '내 생각해서 그런가?' 했는데, 계속 지켜본 결과 남편은 떡볶이를 좋아했다. 떡볶이에는 파가 많이 들어가야 한다는 나름의 철학도 있다. 사리는 당면을 선호하고 즉석떡볶이도 좋아한다.


오늘의 선택은 쌀떡볶이였고, 튀김은 모둠으로 했다. 집에 온 남편이 맛있다며 잘 먹는다. 떡볶이를 먹는 남편의 모습이 귀엽다. 스테이크나 설렁탕이나, 그런 음식을 잘 먹는다고 귀엽진 않았을 것이다. 먹고 있는 게 떡볶이라 귀엽다. 친구들과 먹던 어릴 때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이다. '떡볶이를 좋아해서 다행이야'. 남편의 귀여운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함께 좋아하는 음식을 같이 먹는 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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