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 아파트의 불빛이 따뜻하다.

외로워서 아파트에 사는 게 아닐까 생각한 오늘

by 구르는 굼벵이

해가 진 저녁, 현관문을 열고 나갔을 때 문득, 건너편 아파트 불빛이 따뜻했다.

집들이 모여있는 게 아파트지, 새삼스러웠다. 불빛들마다 사람들이 살고 있다. 저녁밥을 먹고, TV를 보고,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을 거다.


오래되고 작은 아파트 단지가 하나의 마을 같다. 누가 사는지는 모른다. 그런데 나와 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 생각을 하면 따뜻하다. 외로움이 덜어지는 것 같다. 언제라도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사람들이 살고 있는 불빛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아파트를 좋아하나 싶다. 나도 이웃을 모르고 이웃도 나를 모르지만 그래서 편하다. 익명성을 누리면서 소속감을 느낀다. 누가 사는지는 궁금하지 않다. 누가 살고 있구나, 느끼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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