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다.

병원이 편했던 오늘

by 구르는 굼벵이

고관절 수술을 한 남편과 정기적으로 병원에 간다. 고관절이 괜찮은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번에는 6개월 만에 갔다. x-ray를 찍고 진료를 본다. 진료를 보러 여러 번 갔었고 수술하며 며칠 머물렀기 때문에 가는 곳들이 익숙하다. 그래도 병원에 가는 것은 긴장이 된다. 며칠 전부터 은근히 신경이 쓰이고 당일이 되면 뒷목이 뻐근하다. 머리도 좀 아프다. 걱정돼, 무서운데, 라는 생각은 안 드는데 몸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오늘도 그렇게 병원에 갔다.


그런데 왜일까. x-ray 촬영을 하러 검사실 앞에 앉아있는데, 문득 마음이 편해졌다. 익숙하기도 하고, 왔다 갔다 하며 정이 들었나. 집보다 편안함을, 마음이 놓이는 기분을 느꼈다.


사실 요새는 조금 우울하고, 집에 있어도 편하지 않다. 엄마 집도 그렇고. 마음 기댈 곳이 없구나, 하는 슬픈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병원, x-ray 검사실 앞이 왜 그리 편했을까. 사람들이 적당히 오고 가는 그곳에 좀 더 앉아있고 싶었다. 잡다한 생각이 없어지는 것 같았다. 여기서 일하고 싶어. 나도 저 일을 했으면 좋았을걸, x-ray 찍어주시는 선생님을 보며 생각했다.

모든 진료를 마치고 나니 머리가 아픈 것은 좀 나아졌다. 마음도 좀 가벼워졌다. 하지만 집에 돌아왔어도 집이 편하진 않다. 이 불편함과 요새의 우울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어떻게 해야 편해질까 지금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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