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도서관 불빛 아래 저녁을 보낸 오늘
며칠 전 해가 지고 동네 골목길을 따라 산책을 나갔다가 도서관을 봤다. 깜깜한 배경 속 도서관 불빛이 따뜻해 보였다. 저녁에 한 번 와 봐야지, 생각했다.
어제는 저녁을 일찍 먹게 되었다. 노을이 질 때쯤 집안일을 모두 마쳤다. 지금이 기회네. 이때다 싶어 도서관에 갔다. 반납할 책도, 대여할 책도 마침 있었다. 오늘도 도서관은 따뜻하게 불이 켜졌다. 낮과는 다른 분위기네, 설레며 들어갔다. 안에서 책을 보는 사람들이 낮보다 많아서 깜짝이었다. 도서관이 문을 닫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의외였다. 퇴근하고 들렸겠구나, 나처럼 일 안 하고 있는 사람보다 일하고 있는 사람이 많을 테니까. 나도 해야 하는데, 일.
읽고 싶은 책을 빌릴 생각에 마음이 급해 집에서 미리 적어온 번호를 찾아 책들을 챙겼다. 여유를 부리다 놓치면 최대 3주를 기다려야 한다. 이상하게도 내가 빌리려는 책은 다른 사람에게도 인기가 있을 것 같다. 다행히 오늘 빌리려는 책들은 서가에 꽂혀 있었다.
책을 안아 들고 여유 있게 주위를 둘러본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것이 좋다. 도서관에 있을 때 행복한 이유 중 하나다. 같이 서가를 둘러보는 사람들에게 혼자 마음속으로 친밀감을 느낀다. '저처럼 책을 좋아하시는군요.' 책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도 좋다. 저녁에 오니까 확실히 더 좋았다. 밖은 캄캄하고 도서관은 환하고 불빛은 따뜻했다. 책과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편안한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