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르는 남편

잠깐 사이 집 안이 어수선하게 된 오늘

by 구르는 굼벵이

혼자 시장에 다녀오려고 나왔다. 날이 흐렸지만 온도는 어제와 비슷하겠지 싶어 반바지 반팔 차림으로 나왔다 쌀쌀해서 옷을 갈아입으러 다시 들어갔다. 3분 남짓한 시간. 그 사이 남편은 베란다 창문을 열어 두고 집 안 불은 끈 다음 옷을 허물처럼 벗어놓고는 씻으러 욕실에 들어갔다.

아, 정신없어. 나는 불을 켜고 다시 집안을 정돈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나오면서 남편에게 말한다. "어지르지 말고 있어." "응"하고 대답하지만 남편은 나중에 언젠가는 내가 하지 말라는 것을 골라가며 해 집안을 온통 어지럽히겠다고 한다. 지금도 내가 혼자 나갔다 오면 그러고 있구먼 뭘.

작가의 이전글꿀고구마는 맛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