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멈추지 않고 자라는 병에 걸렸어요

Acromegaly, 뇌하수체 종양

by 날개


평생 동안 사춘기 소년처럼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면 어떨까?

고양이에서 뇌종양 때문에 성장호르몬이 지속적으로 과분비되어 평생 몸 여기저기가 멈추지 않고 자라는 병이 있다는 걸 보통의 사람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 수의사인 나조차, 이런 병은 교과서 귀퉁이에서 들어나 보았지, 실제로 마주한 적이 없었다.


우리 오톨이가 이 병에 걸릴 때까지...




우리 오톨이는 2014년, 아기일 때부터 나와 함께 살기 시작한 내 친구, 내 아들, 내 고양이이다.

오톨이가 아프다는 것을 처음 안 것은 2020년, 생각보다 더 끔찍한 병이었다는 것을 확진한 것은 2021년.

뇌종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수의사이지만 어느 보호자보다 더 보호자처럼 절망했고 많이 울었고 당황했다.

질병을 받아들이고 사투를 벌인 지 1년이 넘어 어느덧 2년이 되어간다.


어느 날... 상상하기 어렵지만, 오톨이가 내 곁에 더 이상 없는 날이 오더라도 내가 사랑했던 오톨이의 모든 모습을 마음에 담고자 글을 써나가기로 결심했다.

오톨이의 어린 시절과 행복했던 기억들부터 아프고 힘들고 슬펐던 기억까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가는 바닷물 같은 기억들을 기어이 머무르게 하고픈 엄마의 마음이랄까.

오톨이가 앞으로 생각보다 훨씬 많은 햇수를 살아나간다면 나는 기쁘게도 오톨이의 일상을 계속 담을 것이다.


오톨아 엄마랑 약속했었잖아. 장수 고양이로 기네스북 오르기로 약속했었잖아. 그 약속 지킬 수 있겠어?

20200830_150638-1.jpg 2020년. 아프기 일주일 전 오톨이의 모습


Feat.

도톨이는 2016년에 데려온 둘째 고양이이다. 요 녀석은 아프지 않고 천방지축으로 현재까지 잘 지내고 있는데, 글 속에 종종 등장할 예정이다. 오톨이 동생 도톨이.(a.k.a. 우리 집 또라이)

덤으로 도톨이의 일상도 담길 예정.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