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핫해서 반칙’
지난달 뜨겁던 여름, 가족들과 함께 3주간 한국에 다녀왔었다. 덴마크 신문에 크게 난 조규성 선수의 덴마크 축구 클럽 이적소식에 대해 엄청 귀추가 주목되고 있던 참이었다. 평소 축구광팬인 덴마크 남편은 너무나 격앙되어 있었고 나 또한 갑자기 전해진 소식이지만 덴마크로 확정되길를 바라고 있었다. 조규성 선수의 이적이 확정되는 순간 함께 있던 한국가족들과 우리 부부는 기쁜 소식을 함께 나눴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저 한국의 젊고 유망한 선수가 덴마크에 와서 덴마크 소속팀에서 뛴다는 것이 우리 집에 모실 손님이 오는 것 마냥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후 덴마크에 돌아와서 남편은 조규성 선수의 기사가 신문에 날 때마다 나에게 캡처를 해서 보내준다. 그 캡처된 기사 중에 나누고 싶은 기사가 있어서 가져와 봤다. 그 헤드라인이 웃기기도 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기사라 브런치에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헤드라인의 내용은 이랬다.
수퍼리가 (덴마크의 프로축구 리그 이름)의 새로운 하트브레이커! 너무 핫해서 반칙!( 번역에는 ‘불법’이라는 표현을 씀)
너무 핫해서 반칙이야!!
순간 불법(?)으로 덴마크에 체류하게 된 조규성 선수 ㅎㅎ 조선수의 외모를 칭찬하는 표현이지만 그 표현이 너무 재치 있고 웃겨서 몇 번이고 다시 봤다. 조규성 선수의 멋진 피지컬과 외모는 덴마크사람들도 알아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덴마크 사람들은 문화적으로 외모에 대해 크게 코멘트를 하거나 이렇게 적극적((?)으로 표현을 하지 않지만 이렇게까지 표현을 한 것을 보면 정말 핫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세계에서 평균 신장이 2위로 큰 덴마크는 신장이 크고 골격이 좋은 선수들이 다른 어느 유럽팀보다 많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조규성 선수가 덴마크 선수들에 비해도 전혀 작아 보이거나 눌리지 않는 피지컬임은 확실하다. 그리고 많은 선수들 중 “핫”하기까지 하다.
이미 첫선발게임과 초반 게임들에서 주전으로 뛰며 소속팀의 결정이 좋은 결정임을 확신케 하는 게임을 하고 있으며 계속되는 경기로 조금 지친감은 있으나 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며 자신의 실력을 잘 보여 주고 있어 팬으로서, 한국인으로서 너무나 자랑스럽다.
한국에 있을 때 조규성 선수의 미트윌란 이적에 대해 많은 기사가 났던걸 알고 있다. 상당 부분의 기사가 다른 유럽의 큰 팀을 갈 수 있을 텐데 작은 나라의 팀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기사들이 많았다.
나는 축구를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축구를 평소에 관심 있게 보는 덴마크 남편 왈, 미트윌란팀은 재정이 탄탄하고 선수 발굴에 탁월하며 선수들에게 관리와 투자를 아끼지 않는 팀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선수들이 이 구단을 거쳐 유럽의 큰 클럽으로 성공적으로 이적한 일들이 적자 않다고 한다. 조규성 선수가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며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해 나가는데 최고의 스테핑 스톤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규성 선수가 이적한 미트윌란팀은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도시다. 덴마크라는 나라에 십여 년간 거주해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조규성 선수가 덴마크에 소속팀에서 적응을 잘해나가기를 바란다. 해외생활 자체가 어렵지만 심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전이 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을 수 있다. 특히나 한국인 인구수가 적고 한국의 문화와 많이 다르고 심지어 한국 마켓도 흔하지 않은 덴마크처럼 작은 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훈련과 소통은 영어로 하겠지만 많은 덴마크 선수들 사이에서 그들끼리 덴마크어를 할 때 드는 어쩔 수 없이 느낄 수 있는 소외감이라든가 길고 어두운 날씨에 겨울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진 않을지, 덴마크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어쩔지, 한국인이 적은 곳에서 한국음식을 찾기는 힘들지 않을지 한국인으로서의 도전이 있을 수 있지만 적응을 잘하고 멋진 모습을 필드에서 보여줄 거라 의심치 않는다.
좀 늦었지만,
웰컴 투 덴마크!
팬심으로 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규성#덴마크#축구#인기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