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하늘에 구름이 그득하다.
햇빛이 구름을 지나지 못하니
날씨가 쌀쌀맞다.
더워서 숨쉬기조차 힘들었던 게 얼마 전인데
간사하게도 이렇게
쉽게 추위를 느끼고 햇볕을 바란다.
빛도 없고 볕도 없으니
괜스레 마음도 차가워진다.
길거리도 온통 그늘져 보인다.
이토록 하잘것없다니.
마음은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
날씨가 지어내고 있었나.
발끝이 시리고 손끝이 차갑다.
목 뒤로 서늘한 기운이 스쳐간다.
아직은 그나마 추운 건 아닌데.
곧 다가올 겨울이.
덜 추우길 바라면 안 되니까
미리 마음을 준비 해야지.
좀 더 바삭하게 말리고
따뜻하게 데워놓으면
긴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거야.
온기가 사라지 전에
겨울이 먼저 끝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