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길었던 겨울 끝에 따스한 햇볕 그리고 그림자
유난히도 길고 지루했던 겨울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대부분 집에서 보내야 했다. 확진자 수 급증으로 인해 크리스마스 직전에 다시 한번 봉쇄령이 내려졌었다. 지난해 가을, 경제 회복을 위해 국민의 외식을 장려 및 지원한 흥미로운 정책의 결과물이었다.
그래도 빠르게 시작한 백신 접종으로 인해 인구의 절반이 넘는 수가 적어도 한 번의 예방주사를 맞았다. 나도 포함. 더불어 지난주부터 날씨가 좋은 덕에 모두가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그동안 못했던 음주가무를 식당, 술집 및 공원에서 즐기고 있다. 이 때문에 간혹 영국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관리한 나라로 비치는 뉴스 기사나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어이가 없다.
정부는 수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반복하고 있다. 많은 보통 사람들이 보통으로 돌아가길 바라면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재미있게도 생각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거짓이라고 믿거나 자신은 걸리지 않을 것이며 걸려도 건강하니까 괜찮다는 생각으로 규정들을 나 몰라라 해왔다.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또 한 번 시험대에 서게 된다. 예정대로라면 6월 21일 모든 코로나 바이러스 규제를 철회하기로 되어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연기를 촉구하고 있다. 과연 영국 정부는 이번에는 데이터와 과학에 귀를 기울일 것인가? 아니면 자주 그랬듯 경제를 선택할 것인가?
기어코 해외여행을 해야 한다는 태닝에 목마른 영국인들을 과연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수백억을 쓰고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트랙 앤 트레이스 시스템을 보면 결과를 뻔하다.
다가오는 겨울이 조금 덜 어두우려면, 어쩌면 우리는 이번 여름을 조금은 차갑게 지내야 하지 않을까? 이 여름의 그림자는 왠지 모르게 더 서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