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해졌... 아니, 나이가 들었다는 것
크리스마스를 지나 2021년의 끝에 다다를 때, 나도 모르게 '여러모로 힘든 한 해였지 않나'하며 혼자 생각에 잠겼었다. 흐름에 따라 이런저런 일을 곱씹어 보다가 멈췄다. 낯설었기 때문이다.
크게 요동 칠일 많이 없었던 무난한 일생을 바쁘지도 그렇다고 게으르지도 않게 살아왔다. 연말이면 분위기에 휩쓸려 친구, 직장 동료, 지인 및 가족들과 적당히 시끄럽게 보냈었고, 새해에는 그냥 출근을 했었던 것 같다.
학생 때는 연말에 뭐 있나, 그냥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이었지. 뒤돌아 볼 거 없이 그냥 '오늘은 뭐하지?'와 가끔 먼 미래에 대한 생각 잠시 할 뿐이었지 크게 뒤돌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새해 목표는 딱히 정해 본적도, 있다고 한들 입밖에 내놓거나 공책에 적어본 적은 결코 없는 것 같다. 그냥 그런 것들은 좀 오글거리다.
그런데 왜 갑자기 뒤를 돌아보고 '내년에는 좀 더... 해야지'라는 생각에 잠겼을까? 그럴만한 연식이 쌓인 걸까? 친구들과 통화에서 '건강'과 '영양제'에 대한 대화가 점점 늘어나는 것은 나이 듦의 명백한 증거인 것 같다.
나이를 딱히 묻지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 외국에 살고 있는지라 어쩌면 이런 환경 때문에 한국에서 친구들이 헤쳐나가야 하는 여러 높이의 문턱들이 내게 보이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그 문턱들은 내가 현실로 돌아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다른 성격의 문턱들에 치이고 상처받는 외국살이에서 스스로 더 건강해지고 성숙해지고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은 꼼꼼하게 잘하면서 살고 싶다. 어른이라는 단어에 갇혀 책임감 있는 사회인 인척 하며 살고 싶지 않다.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소년처럼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