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복귀

나를 포함한 모두가 묻는다

by Naloehc

추석을 맞아 고향에 다녀왔다. 작년과 다름없이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 수많은 사진들을 핸드폰에 남겼고, 따뜻한 추억들을 마음속에 저장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눈물을 훌쩍이며 인사를 하고 뒤돌아 아이처럼 펑펑 울었다.


나의 집이 돼버린 런던으로 복귀하는 것은 한국이라는 우리집을 떠나는 것이다. 휴가 동안 만난 가족, 친척, 친구들 모두 내게 물었다. 그래서 계속 거기서 살 것이냐? 계획이 무엇이냐? 재주껏 두루뭉술 넘겼다. 나도 답이 없으니 참 난감하다. 내가 결정하는 것이 곧 답이 되는 것인데 나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런던으로 복귀 후 향수병을 심하게 앓았다. 시차 탓을 하며 며칠을 아무것도 안 하려고 했고, 그 후로 일주일은 웃은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우울하게 보냈다.


한국인 커뮤니티에서 '귀국 정리'라고 하며 싸게 물건을 정리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고 자주 느낀다. 공부를 마치거나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루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여러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돌아가는 사람들. 이유가 어떻든 간에 그들은 결정을 내렸고 실행을 한다.


지난 일주일간 나는 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이유, 명분를 찾고 있었다. 아니, 누군가 나에게 줬으면 했다. 직장에서 갑자기 잘리거나. 비자가 문제가 됐다거나. 크게 사고를 당한다거나.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한편으론 이렇게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으면서 그러지 못하는 내가 참 밉다. 그런 결정을 내릴 용기도 없는 겁쟁이라니.


이제야 조금 제정신이 들어 이런 글을 쓴다. 한심하게 보낸 지날 몇 주을 크게 후회하진 않는다. 그냥 그랬던 것 같다. 다만, 조금 더 좋은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한다. 어차피 있을 거 즐겁게 지내고 싶다. 그래야만 할 것 같다. 진짜 복귀한 후에 후회하기는 싫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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