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슬 Apr 30. 2021

어쩌다 폴란드

핀란드 아니고 폴란드입니다.


내 평생 소원은 해외에서 한번 살아보는 것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에서 꼭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 어릴 적부터 호기심이 많아 할 수 있는 건 해봐야 직성이 풀렸다. 그리고 항상 주말마다 밖으로 데려가 주신 부모님 덕분에 여행을 좋아했고, 여행하지 않거나 집에만 있는 주말은 마치 시간 낭비하는 기분까지 드는 역마살이 낀 나이다.(코로나 시대와 정말 맞지 않는 성향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주말이면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보는 것을 좋아했고, 커서는 나영석PD의 '꽃보다 00' 시리즈를 정말 사랑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주부였다. 외국에서 꼭 한번 살아보고 싶어서 해외파견을 찾아보고 연수도 들었지만 너무 많은 경쟁력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가망이 없어 보였다. 일단 영어 공인 실력부터 자격미달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해외 살이의 꿈을 잃어가던 즈음이었다.






그야말로 어쩌다 폴란드




그런데 삶이란 참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2018년, 내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나의 평생소원이 이루어졌다. 우리 남편이 갑자기 폴란드 브로츠와프로 발령이 난 것이다. (자세한 사연은 '태명: 유러비'를 읽어봐 주세요.^^)



"폴란드?"

"거기가 어디지?"



우리 둘 다 세계지도를 살펴보았다. 폴란드라 하면 세계 2차 대전만 떠오르고 한 번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나라가 아니었기에 위치가 어딘지도 몰랐던 우리다.

"어머나! 독일 바로 옆이네."

"어머어머! 바로 밑에 체코도 있어."

폴란드의 위치는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독일의 동쪽, 체코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핀란드 아니고 폴란드에요.




주위 사람들에게 우리가 폴란드로 가게 되었다고 말하니 거의 두 가지 반응이다.

"아 핀란드! 가서 교육하기 좋겠다"

폴란드가 아닌 핀란드라고 들으시거나,

"폴란드? 거기가 어디야?"

우리처럼 폴란드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했다.




우리는 그렇게 폴란드에 와서 살게 되었다. 남편은 2018년부터, 아들과 나는 2019년부터, 그리고 우리는 2020년 폴란드 한복판에서 코로나 시대를 정통으로 관통했다. 2021년 지난날들을 차분히 돌아보며 핀란드 아닌 폴란드에서 살아온 우리의 소소하지만 특별한 폴란드 라이프를 기록하고 싶다. 아, 그리고 아직도 코로나는 끝나지 않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