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먹으며, 브런치 쓰면서
매일 아침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제일 먼저 결정해야 할 일이 있지요.
그것은 바로,
오늘은 첫 식사로 어떤 것을 드셨나요?
무엇을 먹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글을 나눌까 합니다.
제가 예전에 다녔던 회사 근처에 이런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 주는 음식점이 있었어요.
그 음식점 이름은 <주먹밥집>이였습니다.
(“주는대로 먹으세요 밥집”의 줄임말입니다)
이 음식점에 가면 무엇을 먹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메뉴도 없었습니다.
갈 때마다 메뉴가 바뀌구요. 혹시 '결정장애?'가 있으신 분은 최적의 장소였죠.
그런데, 조금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찾을 수가 없네요.
개화산 전철역에서 나와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있었거든요 ㅠㅠ
(개화산 전철역은 출구가 1개 밖에 없어요)
저는 지금은 방콕에서 일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려서 학교다닐 때는 어머님께서 차려주시는 걸 먹고, 학교가면 도시락을 먹으면 되었죠.
저는 남자니까 군대에 가서도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대학 졸업하자마자 직업군인을 했었기 때문에, 7년간 군생활 동안 그날그날 무엇을 먹을지 별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군대에서 주는대로 먹으면 되었었죠.
그러고보니, 저는 인생에 절반 이상은 ‘무엇을 먹을까’라는 고민을 별로 안 하고 산 사람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눈을 떴는데, 왠지 무엇을 먹을지 굉장히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코로나 여파로 한가해지고, 자유시간이 많아져서 더 고민인 거겠죠.
회사에서 일이 많고, 바쁠 때는 무엇을 먹는가보다는 끼니를 거르지 않는데, 주력을 했거든요.
저는 공항에서 일하기 때문에, 공항 도시락가게에 가서 대충 아무 도시락이나 사서 비행기 조종석에서 먹었었지요.
식사보다는 어떤 커피 또는 차를 선택하느냐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것 같습니다.
요즈음 코로나 사태 이후에 비행이 많이 줄고, 제가 쉬는 날이 많아져서, 시간이 많아진 후로는
오늘 무엇을 하면서 하루를 보낼지, 지금까지 살아온 나 자신에 대한 생각, 무엇을 먹을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들을 해 보았지요.
그럼 어떤 것을 먹어야 할까요?
먼저 우리는 2가지를 저울질 해봐야 합니다.
1. 건강한 식단
2. 맛있는 식단
물론, 건강해지면서 맛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잘생기고, 착하고, 성실하고, 돈 잘 버는 남자를 찾는 것과 같은 거죠.)
하지만,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만큼 맛있는 것들은 대부분 달콤하거나 자극적이거나 하죠.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음식들은 대부분 살도 많이 찌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제일 먼저 하게 되는 고민은
1. 건강과 체중을 생각해서, 샐러드와 천연재료 중심으로 간은 조금만 한 음식. 음료 보다는 물
2. 영원히 살 것도 아닌데, 오늘 하루 맛있고 행복하게 먹자. 건강 보다는 맛. 물보다는 탄산음료
우리가 무엇을 먹느냐는 것은 굉장히 전지구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는 완전한 채식주의자들을 존경합니다.
(동물을 사랑해서, 혹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아니면 종교교리 때문에 큰 결심을 하신 분들을 보면
정말 일생의 행복인 ‘맛있는 것들’을 포기하고 대의를 실현하시는 거잖아요.)
제가 오늘 브런치(아침 겸 점심)으로 먹은 것은 어젯밤 먹다남은 볶음밥과 샐러드, 오렌지 쥬스였습니다.
저의 사랑하는 아내의 브런치는 아이스 라떼,
저의 사랑하는 딸의 브런치는 씨리얼과 우유였어요.
무엇을 먹느냐, 어떻게 먹느냐, 언제 먹느냐의 선택은 항상 우리를 고민하게 하고,
인생 전체를 놓고보면, 굉장히 중요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념을 대변할 수도 있고, 어떤 음식을 주로 먹느냐에 따라 건강을 좌우할 수도 있으니까요.
사람 마음은 참 변덕이 심한 것 같습니다.
어떤 때에는 저렴한데도 맛있는 음식에 행복하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모처럼 비싼 음식도 먹어보고 싶기도 하구요.
1. 피자
2. 제육덮밥
3. 우동
브런치 작가가 된지 2주쯤 된 어느날, 시간이 많아 브런치를 먹으면서 했던 생각들을 브런치 글로 써본 날아다니는 비행중년 캡틴박이었습니다.
오늘 하루 '건강'과 '행복감' 사이에서 균형잡힌 멋진 식단을 가지셨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