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함 해결은 '생존'의 문제이다
우리는 종종 ‘심심함’ 속에서 괴로워하게 됩니다.
삶의 무료함 속에서,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찾고 싶어서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검색도 해보고, 블로그도 둘러보고, 책이나 웹툰을 읽기도 합니다.
저도 역사속에 위대한 인물들처럼 당당하고, 멋진 삶을 살고 싶지만, 현실은 월급쟁이, 부양가족의 생계를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는 평범한 중년남자입니다.
일이 끝나면 여가시간을 뭔가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서, 옛날 드라마나 영화를 찾아서 다시 보기도 합니다.
군에 입대해서 훈련기간에 생존훈련이란걸 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를 교육하던 교관을 생환교관이라고 불렀던 것 같습니다.
무인도에 혼자 고립되었을 때, 살아남는 훈련이었는데, 우리는 나무를 칼로 깎아서 숫가락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살아있는 뱀이나 닭을 잡아서, 구워먹고, 낙하산 훈련에 수상훈련도 다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이해가 되었지만, 나무숫가락이 무인도에서 왜 필요한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어짜피 숫가락을 쓸만한 음식도 없을텐데, 김치찌개나 요거트가 무인도에 있을리도 없고 말입니다.
교관님에게 물어보았죠.
‘우리는 왜 무인도에서 숫가락을 만드는 겁니까?’
교관님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무인도에서 사람이 왜 죽는지 아나?’
‘외롭고 심심해서 죽는 것이다. 그러니까, 숫가락을 깎는 시간동안은 외로움과 심심함을 잊을 수 있기 때문에, 뭔가를 하고있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다. 숫가락을 완성하면, 나무를 깎아서 젓가락을 만들고, 조각상을 만들어도 좋다’
심심할 때, 사람들은 무엇인가 합니다.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페이스북을 하는 사람, 저처럼 유튜브를 만드는 사람, 책을 읽거나, 술을 마시거나, 여행을 가거나, 인터넷에서 키보드 파이터가 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심심할 때, 무엇을 하면 가장 좋은지 나는 모르겠지만, 단지 군생활을 회상해 보면, 뭐가 되었건 지금 무언가를 아직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고, 그것이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애매한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고, 오늘 하루 무언가 고민하고, 무언가 먹고 마시고, 가족과 친구들과 대화를 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하고, 큰 의미인 것 같습니다.
사람은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알 수 없고, 우리가 몇살까지 살 수 있을지도 아무도 모릅니다.
역시 저는 역사적인 위대한 위인들처럼 멋지게 살거나, 멋진 말을 남기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하루살이처럼 심심함에서 살아남았고, 부양가족들을 위해 식재료를 준비했고, 유튜브 영상도 한개 만들고, 이렇게 심심함에 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소소하게 의미있는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뿌듯해 집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오늘 심심함에서 살아남으신 것을 축하드리면서, 캡틴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