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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찌 Mar 08. 2024

달리며 떠오른 단상들

봄, 찰흙, 허리 

#봄

봄이 오는 기운을 가장 빨리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달리기가 아닐까. 하필 패딩조끼를 세탁하지 못해서 바람막이를 입었는데 꽤나 더웠다. 완연히 따뜻해진 날씨에 속수무책으로 자크를 모두 내리고 카라를 펄럭이며 달렸다.


#찰흙

겨우내 자전거가 지나간 흙길이 울퉁불퉁했었는데, 날씨가 조금씩 따뜻해지고, 그렇지만 또 완전히 덥지는 않은 그런 날씨 덕분인지 많은 사람들의 산책으로 다져진 땅은 이제 막 포장지를 뜯은 찰흙으로 만들어진 것 같이 폭신폭신했다. 구름 위를 달리는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


#허리

말랑말랑한 흙길에 마음도 말랑말랑해질 때쯤이었나. 언덕배기를 오르고 나서 급격히 힘들어지며 자세가 흐트러진 상태였는데, 배경음악처럼 들리던 런데이 가이드 음성이 갑자기 엄청 또렷이 귀에 꽂혔다. "허리를 펴고 배에 힘을 주세요!" 앗 어떻게 아셨지. 자세를 고쳐 잡고 팔을 적당히 앞뒤로 흔들며 관성의 힘을 이용해 본다.


- 2023.02.09 봄의 기운이 느껴지던 어느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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