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의 사랑하는 어린 친구에게

아이들과 함께 걷는 길

by 남효정

나는 너를 만나기 위해 아침 일찍 길을 나섰어. 네가 교실에서 놀이할 땐 교실을 보고 네가 바깥놀이를 하러 갈 때는 나도 운동화를 신고 너를 따라나섰지. 내가 초록색 수첩에 너의 이야기를 적으면 너는 초롱초롱한 눈을 반짝이며 수줍게 물었지.


"선생님, 이거 뭐예요?"


"이거 한결이가 뭐 하고 놀았나 쓰는 거야."


내 펜도 만져보고 내 노트에 적은 글자도 점자를 더듬듯이 조심스레 만져보며 신기해하던 너. 너를 따라 걷는 길은 익숙한 것들이 모두 새롭게 보이는 순간이었어. 선생님을 따라 걷다가 궁금한 것이 있을 때 너는 그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서 친구들과 깔깔깔 웃으며 이야기하고 했지.


"여기 강아지똥 있다."


"똥을 파리가 먹고 있어. 으엑, 맛없어."


너의 말에 친구들이 깔깔 웃었지.


"똥 속에 말벌꼬리도 섞여 있어. 어떤 강아지가 여기에 똥을 눴을까?"


너는 친구들과 파리가 윙윙대는 강아지똥을 쪼그리고 앉자 한 참 바라보다가 선생님이 손짓하자 웃으며 그쪽을 향해 걸어갔지.


Copilot_20250831_013252.png 강아지풀로 놀이하는 아이들_이미지 Copilot+남효정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남효정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남효정의 브런치입니다.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는 가족이야기, 자녀와 친구처럼 살아가기, 어린이와 놀이, 교육, 여행 이야기 등을 씁니다.

89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0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98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1화'반딧불이'를 생각하며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