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걷는 길
나는 너를 만나기 위해 아침 일찍 길을 나섰어. 네가 교실에서 놀이할 땐 교실을 보고 네가 바깥놀이를 하러 갈 때는 나도 운동화를 신고 너를 따라나섰지. 내가 초록색 수첩에 너의 이야기를 적으면 너는 초롱초롱한 눈을 반짝이며 수줍게 물었지.
"선생님, 이거 뭐예요?"
"이거 한결이가 뭐 하고 놀았나 쓰는 거야."
내 펜도 만져보고 내 노트에 적은 글자도 점자를 더듬듯이 조심스레 만져보며 신기해하던 너. 너를 따라 걷는 길은 익숙한 것들이 모두 새롭게 보이는 순간이었어. 선생님을 따라 걷다가 궁금한 것이 있을 때 너는 그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서 친구들과 깔깔깔 웃으며 이야기하고 했지.
"여기 강아지똥 있다."
"똥을 파리가 먹고 있어. 으엑, 맛없어."
너의 말에 친구들이 깔깔 웃었지.
"똥 속에 말벌꼬리도 섞여 있어. 어떤 강아지가 여기에 똥을 눴을까?"
너는 친구들과 파리가 윙윙대는 강아지똥을 쪼그리고 앉자 한 참 바라보다가 선생님이 손짓하자 웃으며 그쪽을 향해 걸어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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