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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짓기 최주선 Apr 24. 2023

지금이 가장 행복한 때

미래에서 지금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해도 지금이 가장 행복 한 때이길.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으세요?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 다들 있죠? 

그야말로 리즈시절.


 저의 외적으로 아름다웠던 리즈는 20대 초반에서 결혼 전까지였어요. 

젖살이 덜 빠진 생기가 도는 두 뺨과 탱탱한 피부, 아담사이즈에 짧은 미니스커트에 부츠를 신고 맘껏 단장하고 다녔던 시기죠. 사계절 계절에 맞추어 변신하고 사랑도 하고 일도 하고 우정도 지키고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고요. 마치, 내가 없으면 이 조직이 돌아갈 것 같지 않은 착각 속에서 살며 열심을 내던 때였습니다. 뜨거웠어요. 회사에서도 교회에서도 제가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월화수목토일이 안 바쁜 날이 없었어요. 바쁜 걸로 치자면 지금도 그렇긴 하네요. 그리고, 신앙생활하면서 가장 즐겁고 뜨거웠던 시기도 그 맘 때였어요. 일이 피곤해 다크 서클이 턱 밑까지 내려왔었고,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생각도 했던 시기였습니다. 우정, 사랑, 일 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었죠. 뭔가 조금만 삐그덕 거려도 큰 타격을 받아 이리 휘청, 저리 휘청이며 끙끙 앓던 순간이었던 듯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리즈시절이었는데 말이죠. 

   

 이따금, 과거를 추억하고 그 추억을 곱씹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립기도 하고 돌아갈 수 있다면 드라마 고백부부처럼 청년 초반 시절로 다녀오고 싶기도 할 정도로 사색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최근에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별로 없더라고요. 한 번씩 떠오르기는 해도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건 오직 젊음뿐입니다. 아직 인생 반 백 년도 못살았으니 앞으로 더 살아갈 날이 많은데요? 그래도 젊은 절대 돈 주고 살 수도 없고 다시 되돌릴 수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렇게 나의 과거를 추억하는 것보다 아이들 어린 시절이 그리워 사진첩을 꺼내곤 합니다. 아이들 왜 이리 빨리 크는지 너무 아쉽습니다. 너무 그리워요. 몹시 힘들어 아이들이 빨리 컸으면 좋겠다고 한 번씩 툭툭 던졌던 말이 야속합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어요. 원하는 시기로 다시 돌아간다면, 지금 보다 잘 살 수 있을까요?  왜 영화를 보면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가서 미래의 자기 인생과 미래를 아니까 과거에서 돌려놓고 싶은 순간들을 바꿔 놓잖아요. 그럼 미래도 바뀌는 황당한 이야기 말이에요. 당연하겠죠. 과거의 내가 바뀌면 지금의 나는 달라졌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살아 보지 않은 과거와 미래 또한 행복하다고 장담할 수 있을지 말입니다. 


 지금 여기서 3년 5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저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 거예요. 미리 당겨서 하고 싶은 일을 더 집중하고 몰두하며 성장에 애쓸 겁니다. 그러나, 미래에서 봤을 때 오늘 또한 과거이지 않습니까, 내가 오늘을 잘 살아내면 미래시점에서 오늘로 돌아온다고 해도 나는 여한이 없다, 그 시간에도 행복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에게 현재란 시간은 가장 귀하고 소중한 시간입니다. 오늘을 가장 아름답게 살아내는 것이 행복이에요. 

 

나의 리즈는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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