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로다짓기 최주선 Jul 21. 2021

초록 눈동자

드라마 M 의 눈동자랑 달라도 너무 달라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주로 핀터레스트에서 자료를 검색한다. 인물, 풍경, 사물 등 다양한 자료들이 많은 핀터레스트는 매우 용이하다.  네덜란드를 풍차를 그리고 싶어서 검색했는데 연결에 연결, 계속해서 이어서 찾다 보니 얻어걸린 예쁜 소녀 둘.

자매 같기도 하면서, 머리 색이 다르니까 그냥 모델인가 싶기도 하지만,

중요한 건, 둘 다 너무 예쁘다. 특히 초록 눈. 은 정말 매력적이다.


내가 처음 접했던 초록 눈 은 드라마 M의 주인공이었던 심은하 배우의 눈동자였다. 벌레 몇 마리는 먹은 것 같은 변조된 목소리와 초록색 눈은 공포감을 조성시키기에 충분했다. 그저 머리 기억 속엔 "나는 널 ~ 몰라~~~~" 노랫소리만 들리는 것 같다. 아무튼, 그 초록 눈동자를 뒤로하고,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눈동자 색이 다르다는 사실을 접했을 즈음에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초록 눈동자가 이리도 아름답다니! 파란 눈동자도 예쁘고, 검정 눈동자가 아닌 다른 색깔 있는 눈동자는 다 신비로웠다.

아! 노란 눈동자는 빼고! 왠지 동물 눈 같다.


컬러렌즈가 유행했을 당시, 약간 회색빛이 도는 컬러렌즈와 갈색 렌즈를 선물 받아서 사용했던 적이 있었다. 뭐, 회색빛은 가끔은 어딘가 개 눈깔 같아 보인다는 말을 듣기도 해서 그 뒤로 안 썼지만, 어딘가 신비로워 보이는 이미지를 풍기기에 딱이었다. 한 친구는 컬러렌즈를 갈색으로 끼고, 갈색 머리로 염색한 뒤 옷 컬러까지 베이지 계열로 맞추고 다녔다. 원래 피부가 하얗던 친구는 어딘가 외국인 같아 보이기도 했다.


"너 눈동자 색깔이 갈색인 것 같아! "


누군가가 나에게 이렇게 말할 때면 마치 나는 검은색 눈동자가 아니고, 갈색 눈동자여서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다.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바래진 눈 동자의 색깔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린아이의 까만 눈동자가 얼마나 아름답고 신비로운지 뒤늦게 깨달았다.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결점 없는 흰자위의 까만 눈동자는  어떤 color eye 보다도 아름답다.  


인물화를 그리다 보니, 동양인과 서양인의 이목구비 표현이 다른 부분들을 보게 된다. 눈 앞머리와 꼬리도 다르고, 쌍꺼풀도 다르다. 어느 것이 더 아름답다고 말하기 전에, 그저 각자의 개성을 그리다 보면 모두 다 아름답다는 걸 실감한다. 아프리카에서 살다 보니, 백인, 흑인, 중동인, 아시안인 등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만난다. 기억 속에는 영화 속에서 많이 보던 백인이 아무래도 더 아름답지 않나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아프리카에서 만난 대부분의 흑인들은 두상도 예쁘고, 이목구비도 예쁘다. 특히 눈, 코, 입, 이마, 입술, 그럼 다네? 뭐, 다 예쁘다. 어디까지나 내 기준에서이지만, 크고 맑고 긴 속눈썹의 눈은 매우 매력적이다.


덧붙이자면, 이런 이야기에 또 인종 차별적 발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종종 있는데, 미리 약을 치자면, 내 기준에서다. 어디까지나.

난 작은 눈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한 적도 없고, 무쌍이 예쁘지 않다고 말한 적도 없다. 무쌍에 날카로운 눈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기 때문이고, 사람의 얼굴은 이목구비가 어떻게 생겼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 사람이 풍기는 이미지와 얼굴의 조화를 보기 때문이다.

여하튼, 오늘은 이 아이들 그림을 보고 있자니, 한창 멋부리던 시절이 떠올라서 끄적여본다. 그 시절을 그리워만 말고 오늘이 리즈가 되도록 살아야 하는데, 파자마 차림에 헝클어진 머리로는 오늘은 안되겠다.






작가의 이전글 쫄보가 백신을맞이하는 자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