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티움인가 네고티움인가.
잘 쉬는 것도 기술이다!

유유자적함과 분주함

by 글로다짓기 최주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 비어 있는 상태, 자유로운 상태




'바카레' - 아무것도 없는 상태. 비어있는 상태., 자유로운 상태 = 바캉스



오티움 vs 네고티움

유유자적 vs 분주함


네고티움이란 단어는 처음 들었다. 오티움은 그림 그릴 때 자주 써먹었던 단어다.




나는 신혼여행도 휴양지로 다녀오지 못했다. 이유는 당시 시누이가 독일에 살고 있었던 탓에 가족 모두가 한국으로 결혼식 참석이 어려웠다. 시누 식구는 4명이니, 그 돈이면 남편과 내가 독일에 가서 몇 박을 먹고 지낼 수 있는 비용이었다. 시누이과 남편, 나의 합의 하에 독일로 신혼여행을 갔다. 물론 단지 그 이유 때문에만 독일을 간 건 아니었다. 매일 일->집->교회만 오가며 바쁘게 살던 내게 이게 얼마 만의 휴가인지! 절호의 찬스인 신혼여행이자 꿀 같은 나의 휴가를 허송세월하며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비롯된 거였다.


나는 신혼여행 가서 쉬고만 있지 않을 거야. 관광해야지! 알차게!!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남편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존중해 주었다. 독일에 가족들 보러 가야 하는 한 가지의 이유가 되기도 했기에 함께 떠난 우리의 첫 해외여행은 '독일'이었다. 짧은 시간을 마치고 일상에 복귀해서 무척 피곤했다. 한국에서 유럽까지 가서 약 10일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일상에 복귀했을 때는 바쁘게 후다닥 여행을 마치고 온 기분이었다. 충분히 즐겼다기보다는...... 아쉬움이 더 많았다. 예상했던 대로 알차게 지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이따금씩 후회를 한다.


'아, 신혼이 아니었으면 휴양지를 가기 힘들어지는 거구나. 그때 우리는 휴양지를 선택했어야 했구나'


'시기적절한'이라는 말의 뜻을 실감한다.


일상을 바쁘게 살면서 틈을 내기란 쉽지 않다. 바쁜 일상에서 빠져나와 여행을 가면서도 노트북, 책, 휴대폰 등 일거리를 잔뜩 껴안고 가져간다. 그리곤 여행지라는 장소만 바뀌었을 뿐 일상과 똑같이 살아간다. 물론, 장소만 바뀌었어도 환기가 된다는 전제하에 그리하겠지만 이건 로마 사람들이 말하는 '오티움'과는 관계가 멀다.


한때 그림을 그리면서 '나만의 오티움'이라는 말을 많이 썼다. 그저 그림을 그리는 게 취미 활동이 아닌, 내가 그 시간에 집중해서 나만의 시간으로 온전히 만드는 의미에서였다. 또한 그 시간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에서 읽은 로마 사람들의 오티움은 이와는 또 달랐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 비어 있는 상태, 자유로운 상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인 네고티움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유인 오티움이 바캉스의 개념이 되어야 한다. 모든 분주함과 성과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바캉스다.
<모든 삶은 흐른다>, -바닷가', 밀리 104p-


목표가 있는 사람은 쉴 겨를이 없다. 바쁘게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다만, 목표 없이 미래가 두렵고 불안해 매일 무언가만 해야 한다면 진정한 오티움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진짜 쉼을 통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될지도 모른다. -글로다짓기 최주선 작가-


쉴 때는 쉬어야지!라는 말에 담긴 진짜 쉼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쉴 때 티브이를 봐.

나는 쉴 때 책을 봐.

나는 쉴 때 노래를 듣는데?

나는 쉴 때 걸어.


사람마다 쉬는 방식이 다 다를 수 있다. 뭐를 하든 그 안에서 참된 쉼이 된다면 뭐가 문제가 될까.

바카레, 바캉스의 유래 어원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 비어 있는 상태, 자유로운 상태'를 유지하면서 즐길 수 있다면 멍 때리기도 기술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멍 때릴 때 자꾸 잡념이 생기니까.


잘 쉬는 것도 기술이다.


그런 의미에서 멍 때리기 10분 자체 미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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