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상상
사실은 그냥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과거 경험으로 형성된 상상력을 통해 구체화된다.
<초마인드>,교보 e book 북, 53p
두 살 인생, 빵빠레를 먹을 때였습니다.
엄마는 한 입만 먹겠다며 절반을 먹었습니다.
기저귀를 찬 채로 엉엉 울었던 모습이 사진으로 남겨 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엄마 미싱 아래에 들어가서 먹었습니다.
장롱과 장롱 사이의 틈으로 들어가 벽을 보고 돌아서서 먹었습니다. 꼭 한 입만 먹겠다면서 엄마는 절반을 한 입에 먹어버렸어요.
이게 저의 최초의 기억입니다.
두 살 때 기억이 어떻게 나냐고요?
솔직히 말하면 이게 진짜 저의 기억인지, 엄마가 말해줘서 기억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진으로 보면서 당시 일을 전해 들었고, 그 기억이 마치 내 기억인 것처럼 기억하고 살아온 듯합니다.
그러니까, 어쩌면 기억이라는 게 꼭 내가 경험한 사실만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보고 들은 내용을 조합해 나의 기억의 파편으로 남겨둘 수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억은 조작되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만약 엄마 아빠가 아이스크림 뺏겨 억울하게 우는 그 사진을 다르게 설명해 줬다면 제 기억은 바뀐 게 되겠지요. 증인은 엄마 아빠이고, 저는 너무 어렸으니까요.
실제 저의 최초 기억은 발바리라는 아기 강아지를 늘 안고 다녔던 3살입니다. 이건 확실히 기억이 나요. 그때 집의 느낌, 강아지의 생김새도 기억나거든요.
기억이라는 게 그런 것 같습니다.
나쁜 기억도 어쩌면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려고 한다면 그렇게 바꿀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기억을 극대화하고, 좋지 않은 기억을 재구성해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도구는 바로 글입니다.
거짓말을 하라는 건 아니고요.
그저 어떤 경험을 했던, 내 기억 속에서 의미를 끌어 글에 담으며 교훈 삼고 살아갈 동기를 찾으면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기억을 글로 담아 봅니다.
“스토리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나의 과거 경험과 메시지를 연결해 쓰면 된다.”
-글로다짓기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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