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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짓기 최주선 Nov 07. 2023

2024년 값진 년 탁상 달력을 만든 이유

전 수익 남아프리카 어린이집  기부 





남아프리카에서 산지 6년이 되었습니다. 

처음에 남아프리카에 올 때 이곳에 어린이집을 짓고 어린이를 위한 사역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왔습니다. 

어린이집을 지을 돈도 없고 능력도 없지만, 같이 사역할 선교사님 가정에서 이미 부지도 있고 세우기만 하니 와서 같이 사역하자고 했었지요. 막상 와보니 현지의 실정은 제가 생각했던 한국이나 동남아시아의 실정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부지를 얻고 공사를 시작하는 일도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도 제 마음 같지 않았습니다. 교사 양육이나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에는 터무니없는 상황이었지요. 남아공에 온 지 6개월 만에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어린이집을 만들 수 있는 부지도 없고, 현지의 여러 실정으로 인해 계획을 실행치 않게 되었습니다. 

"대체 나는 이 땅에 왜 와있는 걸까?" 

수 백번 생각했습니다. 힘들었죠. 그렇게 지내다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었습니다. 꼼짝없이 집에 발이 묶이게 되고 어디도 갈 수 없는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 같았지만, 제 마음을 더욱 꽁꽁 묶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럴 거면 한국에 있나 남아공에 있나 똑같은데, 나는 여기 왜 온 걸까?" 

다시 수 백번 말했습니다. 


마음대로 되는 게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팬데믹이 조금씩 누그러지면서 현지에 있는 다른 선교사님 가정과의 조우를 하게 되었죠. 시기적으로 저희 부부도 새로운 사역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놓고 기도하던 찰나였기에 하나님의 사인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장소, 사역에 뛰어들었습니다. 어린이 예배 찬양을 인도하고, 아이들 성경공부 양육을 하고, 어른 예배 찬양인도와 반주를 하고, 아이와 성인 악기 교육을 시켰지요. 역시 마음 같지 않았습니다. 아프리카 타임이 있는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출석도 들쑥날쑥 합니다. 뭔가 으쌰으쌰 해보려 지난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내 열정과 마음마저 누그러들었습니다. 하나 둘 포기하게 되더군요. 그렇게 2년이 흘렀습니다. 


1년 전, 같이 동역하는 선교사님 부부가 제안을 했습니다. 어린이집을 지어서 아이들을 잘 양육해야 이 나라, 아니, 교회의 미래가 보일 것 같다고요. 그래서 저의 경험을 살려 어린이집을 짓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민간, 가정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주임교사 일했습니다. 원장을 해본 적 없지만  원장 자격을 가졌다는 이유로 도전해 볼만하다고 생각했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빈민촌에서 사는 아이들이 교육받을 기회가 없어 흙과 돌멩이만 가지고 노는 게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돈이라도 넉넉히 있으면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텐데요. 

일반적인 로컬 지역에서 사는 아이들과 빈민촌의 아이들은 보는 것 듣는 것이 다릅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계획에 착수했고 어린이집을 지었습니다. 가진 게 없기는 마찬가지인 남편과 저 또한 한국에서 여러 동역과 후원을 하시는 분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건물은 동역하시는 선교사님께 헌금한 분의 도움으로 지을 수 있었고요. 내부는 십시일반 펀딩하는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부족하더라고요. 


고심한 끝에 2024년 달력을 만들기로 생각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매주 화요일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교사교육도 시켰습니다. 어린이를 보육하고 교육하는 게 그렇게 짧은 시간 되는 게 아니지만, 최소한의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록을 담아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사진을 넣고 아이들의 스토리를 넣었지요. 

얼마 안 될지라도 "함께 만들어가는 어린이집"의 슬로건을 생각하며 2024년을 서로에게 값진 한 해로 만들면 어떨까 하고 말입니다. 


 


달력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이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아는 분들은 의리와 선한 마음으로, 모르는 분들은 좋은 일에 힘을 보탠다는 마음으로 달력을 구매해 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아직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 


11월 한 달은 실내 구성을 하고 교사들과 더 깊은 교육을 진행합니다. 마인드 교육과 실무 교육을 함께 진행하지요. 교사들에게 직업을 주고 싶었고, 아이들을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언제 떠날지 모르지만 제가 없어도 이곳에서 교사들이 계속해서 운영해 나가도록 안정화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게 의미가 깊습니다. 아름답고 가치 있는 일입니다. 

동참하고 싶은 분들의 응원을 기다립니다. ^^ 

혹여 동참하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감사인사는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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