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로 삶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로다짓기 최주선 Apr 10. 2024

인생은 두꺼비처럼 (feat. 남아공 두꺼비)

복을 가져오려나!? 



"여보, 자기야. 일루 와봐!!!! 두꺼비다 두꺼비!!" 

"뭐????" 


아침부터 전쟁이었다. 두꺼비 때문이 아니라 온 가족이 늦잠을 잔 탓이었다. 지난 3일간 비가 억수로 쏟아졌고, 찌뿌둥한 몸뚱이는 알람을 끄고 그냥 잠에 들어버렸다. 아침 7시 30분까지 아이들 등교시켜야 하는데, 눈 뜨는 시간이 7시 15분이었다. 맙소사. 


"전부 기상!!!!! 지금 비상!!!!!" 


정신없이 도시락을 대충 싸서 문 앞에 내놓으려고 걸어가는데 남편이 더 쇼킹한 소리를 하는 거다. 

맙소사. 

"두... 꺼... 비????"


설마 장난을 치나 싶었다. 무슨 두꺼비가 여기에 있나 싶어서 아주 느린 걸음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 육중한 몸매를 확인하고 잘못 봤나 싶어 눈을 한 번 비볐다. 그리고, 다시 내다보니 철장문 아래 꽉 끼여있었다. 


"얘 몸이 끼인 거 같은데?" 

"아닐걸."


그렇게 말하고 남편은 아이들을 태우고 학교로 갔다. 그 사이는 나는 어떻게든 얘를 내보내 보려고 다가갔다가 뒤로 오기를 반복했다. 왜인지 자꾸 두 손이 쥐락펴락해지고 닭살이 돋는 기분이었다. 비가 많이 오기는 왔다. 어디서 떠내려왔을까. 누구 집에 살다가 밖으로 나왔을까. 어디서부터 왔을까. 별의별 생각을 다하다가 "어머, 하필 우리 집?"이라며 중얼거렸다. 


오늘 종일 우리 집의 이슈는 "두꺼비"였다. 

혹시 몸이 끼어서 못 나가나 싶어 참다못해 빗자루로 밀어서 밖으로 내 보냈다. 그리고 두꺼비가 갔겠지 생각하며 하루를 보냈다. 비가 계속 오는 탓에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 그 사이 남편은 두꺼비 몰아내는 법을 검색했는데, 몰아내는 법은 안 나오고 두꺼비 키우는 법만 나왔다며 허허거렸다. 그리고 또 그걸 정독하고 있는 남편을 보니 한숨이 나왔다. 


"두꺼비가 돈을 가져온다는 말 있잖아. 알아?"

"그래? 아니 몰라, 두꺼비는 돈을 가져오는 게 아니고 독이 있는 거 아니야?" 

"어.. 그럼 돈독? 하하하하" 


별것도 아닌 일에 실성한 듯 둘이 대화를 나누었다. 학교 다녀온 아이들도 집에 오자마자 두꺼비를 찾았다. 당연히 갔겠거니 생각했던 두꺼비는 우리 집 밖 구석 하수도 내려가는 쪽에 자리를 틀고 앉아서 턱을 볼록거리고 있었다.  

맙소사. 


집에 와서 두꺼비 키우면 안 되냐며 철없이 낄낄거리는 막내 엘의 말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내 몸을 끌어안았다. 생각만 해도 너무 싫다. 그러면서 저녁때쯤 괜히 또 가서 구석을 들여다봤다. 아, 괜히 봤어. 두꺼비가 나한테 무슨 못을 것도 아닌데 그냥 싫었다. 몸집이 크고 오돌토돌한 등껍질을 너무 당당하게 드러낸 자태마저도 별로다. 

 

그러다 문득, 두꺼비를 통해서 교훈을 얻었다. 


"아! 두꺼비처럼 원하는 곳이 있으면 악착같이 버텨야 하는구나!" 


억지 같은 연결일지도 모르겠지만, 마침내 신간 <악착같이 그리고 꾸준하게> 책의 제목과도 맥이 통하는 교훈이었다. 아무리 밀어내고 가라고 해도 가지 않고 버티는 뚝심! 그거면 되겠다 싶었다. 어렸을 쉽게 포기했던 나는 이제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원하는 있으면 하고, 없다면 하게 만드는 과정을 겪고 나니, 되면 되게 하는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두꺼비와는 조금 다르지만 생각의 꼬리를 이었다. 


예약판매가 이번주 12일까지다. 

나는 유명 작가도 아니고, 남아공에 살면서 오프라인으로 누구에게 찾아가거나 도움을 요청할 자리도 없다. 온라인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예약판매 구입 메시지들도 보내준다. 참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출판사 측에서 보내온 판매 부수 집계를 보고 마음이 허했졌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예약판매를 더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지만, 작가로서의 딜레마에 빠졌다. 그러고 보니 첫 책 <삼 남매와 남아공 서바이벌>이 그래도 꽤 잘 팔렸던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땐 몰랐는데 말이다. 


괜찮다고 말해본다. 그리고 어떻게 할지도 생각해 본다. 

그리고 조금은 낯 부끄럽지만 이렇게 남기기로 했다.


"여러분~ 예약판매가 이번주 12일까지입니다. 제 많이 사랑해 주세요. 안 팔리면 제가 다 사야 합니다.  " 


 <악착같이 그리고 꾸준하게>는  남아공살이 7년 차 여자가 환경적인 제약에도 굴하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행동하는 대로, 인생의 수레바퀴를 돌리며 인생의 궤도를 바꾸는 이야기와 방법이 담겨있습니다. 자기 계발러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생각하며 썼습니다.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89343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