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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짓기 최주선 Jul 21. 2024

글로다짓기 1주년 오프라인 모임

역사를 긋다.



2023년 5월 글로다짓기를 시작했다.  무료특강을 시작으로 6월부터 정규 수업을 열였다. 1주년이 지났다. 그리고 공교롭게 올해 6월 한국에 방문하게 되었다. 1주년이어서 계획한 한국 방문은 아니었다. 수시로 1주년 오프라인 모임을 꿈 꾸긴 했지만, 실제로 내가 1주년 시기에 맞추어서 모임을 할 수 있을 거란 장담은 못했다.

"나 내년에는 혼자 한국에 방문하고 싶어. 한 6월쯤?"

2023년의 어느 날, 남편에게 그리 말했고 말한 대로 이루었다. 나는 2024년 6월 홀로 한국에 방문할 계획은 온 가족의 방문으로 바뀌었지만 결국 한국에 방문했다. 그러고 보면 꿈을 꾸었고, 말로 뱉었고, 6월이 되기 훨씬 전부터 계획을 차차 해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떠면, 내가 홀로 방문하려던 한국행이 아니었다면 가족 모두 방문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고로 가족들은 내 덕에 한국에 방문하게 되었다.


무튼, 1주년 행사로는 생각지도 못한 채 다만 우리 정규작가님들과 만나 자유롭게 수다 떨고, 글로다짓기 1호 작가이자, 동료이자 친구인 윤작가의 늦은 출간 파티를 열어 주려고 계획했다. 혼자 현수막을 제작해서 주문하고, 근처 레터링 케이크 집도 알아봤다. 남아공에서 알아보고 디엠도 보내고 오픈카톡으로도 접촉했지만 맘에 드는 곳을 못 찾은 채로 귀국했다. 그리고, 틈틈이 가능한 곳이 있나 알아본 결과 집 근처에 괜찮은 곳을 발견했다. 그렇게라도 출간일에 해주지 못했던 파티를 열어주는 데는 내게 큰 의미가 있었다. 라이팅 코치로서도, 친구로서도.


정규 작가님들과 약속을 정하고 그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시간은 한 치의 오차 없이 짹깍짹깍 흘렀고, 마침내 그날이 다가왔다. 약속 장소는 서로의 중간 지점이 좋을 것 같아 서치 하다가 적당한 곳을 선택했다. 딱 6인 만을 위한 식탁, 맛있는 음식, 거리 또한 서로의 중간지점으로 완벽한 마곡나루역 근처의 '비마이플레이스'에서 만났다. 사실 지인이 이곳 사장님 아내라 가면 겸사겸사 볼 수 있을거란 기대도 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사장님의 서비스를 받으며 아쉬움을 달래야했다.(보고있나 루리님) 오픈 시간 딱 맞춰 들어가려고 조금 일찍 도착해 근처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혜진 작가님이 도착했는데 문이 잠겼다는 메시지를 받고  부랴 부랴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 혜진작가님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170센티미터는 족히 넘어 보이는 기럭지와 긴 생머리를 한채 우산을 들고 걷는 모습에 "어머! 혜진작가님!" 하고 소리를 질렀다. 레스토랑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다른 손님들도 입장해 있었고, 우리의 청일점 성욱 작가님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아버지 같이 인자하고 환한 미소로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를 반겨주었다. 그동안 온라인으로만 소통하길 몇 년, 서로의 얼굴에는 익숙하지만 오프라인으로 만나면 뭔가 약간의 낯섦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했지만 역시 기우였다. 차차 도착한 앳되고 예쁜 소정 작가님, 역시 엘레강스한 매력을 뿜는 유경 작가님, 그리고 시종일관 나와 함께 움직였던 글로다짓기 1호 작가 미선 작가님과 함께 한 자리에 모였다.



꿈에 그리던 오프라인 모임, 우리는 맛있는 음식이 나오기 전 현수막을 걸고, 케이크를 꺼내고 인증 사진을 찍었다. 나눠주려고 준비했던 블라인드 북 선물과 싸구려지만 재미로 골랐던 다이소 만년필, 원고지 그리고 남아공에서 가져온 작은 선물을 나누면서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보냈다. 바로 음식이 나와 맛있는 음식을 허겁지겁 먹어 치우면서도 우리는 서로의 근황과 책 쓰기,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 또한 놓치지 않았다.

 


작가님들의 글과 책, 그리고 인생이야기,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나는 작가님들에게 어서 글 쓰고 책 쓰라고 했다. 또 출간한 작가들이 나오면 오프라인 파티를 해주겠노라고. 몇 만리 멀리 떨어진 이국 땅에서 살면서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나가서 작가님들의 출간을 축하해 줄 수 있게 만들어 주지 않겠냐며 엄포와 애교도 부려봤다. 그렇게만 되어도 참 좋겠다 싶었다. 매년 6월 혹은 12월은 출간 파티 기념회 이런 거 말이다.


즐거웠다. 함께 하는 시간 동안 훈훈하고 따뜻했다. 비록 각자의 일상이 바빠서 아직 글은 쓰지만 책 쓰기를 본격적으로 하지 못한다고 한 들, 우리의 삶에는 모두 글이 있었다. 그리고 더 책과 글에 빠져 사는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따뜻함이 계속 감돌았다. 맛있는 비마이 플레이스의 음식도 지금 글 쓰는 이 순간 다시 떠오른다.


 


함께 글을 쓴다는 건 삶을 공유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함께 공유하는 삶에서는 따뜻한 냄새가 난다. 때로는 아프고, 화나고, 힘든 시간도 있지만, 이 모든 게 다 기록이 되면 따뜻한 이야기로 남는다. 우리는 결국 과거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어떻게 그 시간을 이겨내 왔는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또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찰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어제보다 오늘이 낫고,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 거라 어떻게 보장하냐 묻는다면, 그냥 믿는 거다. 그렇게 될 거라고 믿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거다.


퓨처 셀프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희망이 없으면, 현재는 의미를 잃는다.

희망이 없으면, 삶의 명확한 목표와 목적의식이 사라진다.

희망이 없으면, 길이 없다.

희망이 없으면, 당신은 소멸한다.


어떻게 보면 너무 희망극주의가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희망고문이라는 말도 생겼을지 모르겠다. 허나, 명확한 건 희망이 있어야 방향이 생긴다. 그 방향을 보고 걸어가면 끝에 내가 바라던 그 희망과 만날 거란 믿음으로 나아가는 거다.


8월에는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하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 걷는다.

글 씁시다.

글로다짓기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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