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엄마이야기
아이를 키울 때 제일 힘들었던 점이 무엇인가요?라고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난 주저 없이 선택하고 결정하는 거요라고 할 것이다. 요즘시대야 말로 정말 육아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에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이것이 장점이지만 나에게는 단점이지 않았나 싶다. 아이를 낳기 전부터 자연분만을 해야 할지 제왕절개를 해야 하지 또 낳기 시작함과 동시에 모유수유를 할지 분유를 먹일지 분유를 먹인다면 어떤 분유를 먹일지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아이가 무엇이 좋은지 대답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아이는 우는 것 밖에 표현하지 못해서 이게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아이를 낳고 젖몸살이 너무 심해서 나는 모유수유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모유수유를 하지 않겠다는 결정과 동시에 분유를 선택해야 했었는데 처음에는 조리원에서 먹이는 분유를 계속 먹일 생각이었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잘 먹는 편이 아니었어서 이게 분유가 잘 안 맞나?라는 생각이 들자 분유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는 무궁무진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왔다. 분유가 아이에게 잘 맞지 않으면 배앓이를 할 수 있고 황금변을 싸지 않으며 분유마다 맛이 달라서 아이에게 맞는 아이가 좋아하는 분유를 잘 맞추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앓이를 해서 우는 건지 맛이 없어서 우는 건지 알방법이 없으므로 나는 황금변에 집착했던 것 같다. 그래서 분유를 무려 3번이나 바꾸고 유산균도 아이가 자람에 따라 여러 번 바꿔먹었다.
어디 분유뿐만인가 젖꼭지, 기저귀, 아기띠, 카시트, 유모차... 아이를 위한 용품은 넘쳐나고 나는 그 안에서 선택하느라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차라리 아이가 빨리 자라서 말을 했으면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는 원래 우는 것이고 아이가 자라면 다 괜찮아질 문제였다.
그렇게 내 걱정과는 달리 아이는 큰 문제없이 잘 크고 이제는 말도 잘한다. 좋고 싫음이 확실하고 명확하게 말한다. 다만 아직 살아온 날들이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비해 적어서 어떠한 결정을 하는데 아직도 나의 도움이 필요하다. 영아기 때는 그저 아이를 잘 먹고 잘 자고 잘 배변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결정을 하였는데 유아기 때는 사회로 나아가는 첫 시작이기 때문에 어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선택할지 아이의 인성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훈육을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등 교육적인 것들로 바뀌어서 선택의 무게가 조금 더 커지는 것을 느꼈다.
어린이집도 여러 군데 방문해 봤지만 안전과 이때 당시엔 코로나로 인한 위생이 최우선이어서 선택이 어렵지는 않았는데 유치원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보육에서 교육으로 바뀌는 유치원은 사립이 좋을지 공립이 좋을지부터 그리고 내가 원한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유치원 접수 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
사립유치원은 대부분 유치원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공립은 도보로 걸어갈 수 있고, 금액이 들지 않는다. 다만 사립에 비해 여러 가지 체험이 좀 부족할 수 있어서 이 두 가지를 두고 엄청 고민했다. 교육이냐 안전이냐.. 그리고 요즘에는 무료로 지원해 준다고 해도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사립에 많이 입학시키기 때문에 친구들도 무시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어린이집과는 참 많이 다르다.
아이가 자라면서 끝없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온전히 선택은 아이가 좀 더 커서 본인이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부모의 몫이다. 내 인생도 잘 선택하지 못하는데 내가 아닌 아이의 인생을 선택하려니 이건 너무 부담이더라. 그래도 아이는 나를 향해 계속 웃어주고 행복을 준다. 그래서 난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머리가 터지더라도 더 열심히 고민하고 공부해야 한다. 이런 날도 이제 또 얼마 안 남았겠지.. 너를 위해 오늘도 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