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아이이야기
아이는 어제 유치원 입학식을 하고 오늘 처음으로 유치원 생활을 시작했다. 아이가 입학식날 봐두었던 장난감들 덕분인지 엄청 신나 하면서 등원하였는데 엄마인 나는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선생님 그리고 새로운 환경으로 인해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며칠 전만 해도 아이의 어린이집이 내 직장과 가까이 있어 내 차를 타고 같이 등하원을 하였는데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나 혼자 출근하려 하니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아이도 적응하는 중이지만 나 또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이다.
퇴근을 하고 아이를 데리러 가기 전 집에서 청소를 하고 있었다. 청소가 끝나고 핸드폰을 들여다보니 유치원 선생님의 전화가 부재중이 찍혀있었다. 덜컥 겁이 났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걱정돼 헐레벌떡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유치원입니다"
"네 선생님! 제가 전화를 못 받았네요. 우리 아이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아니요~ 오늘 첫날이라 유치원 생활이 어땠을지 궁금하실 것 같아서 알려드리려고 전화드린 거예요~ "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이는 내 생각과 다르게 유치원 생활을 너무나 잘 적응하고 있었다. 어린이집은 처음 입소한 날부터 무려 4개월 울면서 등원하였는데 유치원은 첫날부터 너무 잘 적응하고 있었다. 아이는 선생님 말씀에 귀 기울일 줄도 알고 게임도 했으며, 스스로 하려는 착실한 아이라고 했다. 듣기 좋으라고 하신 말씀이시겠지만 선생님이 오히려 아이에게 의지할 수 있는 아이라고 하셨다. 선생님과 통화 후 아이가 빨리 만나고 싶어졌다. 어린이집과 달리 하원시간에 맞춰 하원시켜야 하기 때문에 조금 기다렸다가 아이를 데리러 갔다.
띵똥-
아이는 놀다가 현관문으로 보이는 나를 보고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외투를 입고 나올 준비를 하면서도 함박웃음을 띄우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아이가 나를 꼭 안아주었다. 방과 후 선생님과 인사를 하고 아이와 손을 잡고 하원하는데 쉴 새 없이 아이는 나에게 말을 했다. 아직 이야기가 이어지는 정도의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아이가 유치원에서 잘 지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는 마지막으로 자기의 본마음을 이야기했다.
"오늘 자동차놀이를 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 카봇은 에스턴마틴이랑 프론도 있고 그게 합체하면 트라이탄 얼굴이되. (생략) 근데 엄마가 너무 늦게 와서 조금 슬펐어.."
아이는 아침에 등원할 때 엄마 오늘 일찍 와~라고 해서 아이에게 엄마가 빨리 데리러 갈게라고 했지만 워킹맘인 나는 일찍 하원시킬 수 없었다.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면서 아이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선물도 사주려면 엄마가 일을 해야 한다고 그래서 매일 이 시간에 올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동네에는 도서관이 있어 아이와 자주 도서관에 가는데 오늘이 반납일이라 아이와 하원 후 도서관으로 향했다. 책을 읽다가 힘들고 배가 고프다고 해서 집으로 얼른 돌아왔다. 첫날이라 그런지 많이 피곤해하고 배고파했다. 밥을 야무지게 먹고 아이와 더 놀아주려고 아이의 방으로 들어가서 카봇놀이를 했는데 조금 놀더니
엄마 졸려..라고 했다. 낮잠시간이 있는 어린이집과 달리 유치원은 낮잠시간이 없어서 아이가 무척 피곤해했다.
양치를 하고 잠자리에 누웠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먼저 오늘 출근하는데 00 이가 없어서 슬펐어.라고 하니 아이가 왜?라고 되물었다. 항상 같이 다녔는데 오늘은 혼자 가려니 쓸쓸했어.라고 했더니 엄마.. 나도 엄마가 없어서 오늘 조금 슬펐어.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오늘 하루 기분이 어땠는지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 이제 그만 자자.라고 내가 이야기했더니 아이가
"엄마. 내일 더 행복해져~"
라고 말했다.... 내가 잘못 들었다 싶어서 다시 물으니 내일 더 행복해지라고.라고 다시 말해주었다. 사실 별말 아닌데 누군가가 나에게 행복해지라는 이야기를 들은 지 너무 오래돼서 아이의 말에 순간 마음이 짠-해졌다. 아이의 말에 보답하듯 00 이도 내일이 더 행복해져~라고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어린이집 친구들과도 첫 이별을 겪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해서 무척 피곤하고 힘들었을 텐데 아이는 자기보다 나를 매번 위한다. 내가 더 많이 사랑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항상 돌이켜보면 아이가 나를 더 사랑하고 있다. 하루하루 아이에게 이렇게 나는 또 배운다. 아직 나도 아이와 함께 성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