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육아일기. 아이이야기

by 나만

유치원 등원을 생각보다 잘하고 있어서 나는 내심 뿌듯하고 아이가 정말 괜찮은 줄 알았다. 물론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도 금방 잠드는 걸 보면서 아 피곤하고 힘들었나 보다라고는 생각했는데 오늘 아이와 아침에 등원하는데 유치원 들어가기 전에 자꾸 아이가 나에게로 되돌아왔다. 우리는 유치원 앞에서 헤어지기 전에 항상 꼭 안아주고 뽀뽀해 주는데 그걸 깜빡해서 다시 돌아와 안아주고 뽀뽀해 주었다. 인사를 하고는 잘 들어갔구나 생각하고 돌아서 돌아가려는 순간 아이가 나를 불렸다. 다시 뒤를 돌아보니 아이가 나에게 다시 다가오고 있었다.


"엄마 엄마도 유치원 가고 싶지?"


내가 어제 유치원 재미있냐고 물어봤더니 너무 재미있다고 좋아하는 자동차와 블록이 많다고 하길래 와~ 부럽다 엄마도 유치원에 가고 싶은데 못 가네 아쉽다.라고 했던 게 생각이 났는지 엄마는 못 들어가지? 나는 들어가는데 부럽지?라는 표정으로 나에게 되물었다.


"응 엄마도 가고 싶은데 00이랑 선생님 밖에 못 들어가네~ 오늘도 잘 놀다 와~"


그렇게 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다시 또 인사하고 돌아가려는데 아이가 또 달려왔다. 그런데 이번엔 눈에 눈물이 가득 차있었다.


"엄마.. 엄마 오늘 일찍 와. 엄마 오늘 1시에 와 알았지?"


며칠 동안 씩씩하게 등원했던 모습과는 달리 오늘은 눈물이 맺혀있었다. 인사를 하는 동안 같은 반 친구가 등원하였는데 그 친구는 옆에서 엉엉 울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는 눈물이 나오는 걸 참고 있었다. 차라리 친구처럼 엉엉 울지 참고 있는 모습을 보니 더 마음이 아팠다.


"응 엄마 오늘 일찍 올게~ 잘 놀고 있어~"


거짓말을 했다. 나는 워킹맘이기 때문에 일찍 갈 수 없는데 내가 일찍 가지 못한다고 하면 아이가 참고 있던 눈물이 왈칵 터져 나올 것만 같아서 거짓말을 해버렸다. 아이는 내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씩씩하게 선생님 손을 잡고 들어갔다.


어린이집 등원할 때도 아이가 나와 헤어지기 싫어서 엉엉 우는 것을 선생님께서 되도록 짧게 인사를 나누고 얼른 가셔야 아이도 좋다고 해서 나는 헤어짐을 짧게 해주는 것이 아이에게도 좋다고 생각하고 매번 인사하고 얼른 뒤돌아 갔었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아이가 유치원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마지막까지 보고 왔는데 그 작은 어깨에 큰 가방을 메고 한 손은 선생님 손을 잡고 엉엉 우는 친구와 함께 들어가는 모습으로 보니 우리 아이 정말 아직 아기 구나 싶었다. 아이가 혹시라도 뒤돌아서 나를 볼까 봐 보면 또 마음이 슬퍼질까 봐 조금 멀리서 지켜보다 잘 들어갔는지 끝까지 보고 출근준비를 하러 집으로 돌아왔는데 마음이 아팠다.


아이가 유치원 하원하고 오면 손을 닦고 옷을 갈아입으라고 시켰는데 매번 엉엉 울고 하기 싫다고 했다. 나는 그게 그저 떼쓰는 건 줄 알고 받아주지 않고 손 닦고 와야지 세균이 많잖아~라고 아이를 타일렀는데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이는 유치원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친구들이 자꾸 울어서 본인도 슬펐던 마음을 집에 와서 쏟아냈던 게 아니었나 싶었다.


사실 나는 아이의 마음을 일부러 안 듣고 있었나 싶었다. 내가 받아주면 아이가 더 떼쓸까 봐 안 들어주었는데 적응하느라 힘들었을 아이가 표현하는 방법이 우는 것뿐이고 본인이 왜 이렇게 힘들고 짜증이 나는지 잘 모르니 편한 엄마한테 떼를 쓴 걸 텐데 내가 참 몰랐다. 아이는 아이였다. 그런 마음을 생각하니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사실 어렵다. 아이의 마음을 먼저 달래주어야 하는 건지 안 되는 건 정말 안된다고 해야 하는 건지 매번 기로에 서있다. 그렇지만 이제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생활에 그 작은 아이가 적응하려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을지 생각해 보면 참 간단한 일이었다. 아이의 입장에 서서 한 번만 더 생각해 보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나는 왜 항상 내 관점에서 아이를 평가하는 걸까.


나는 부모가 되면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려 줄 거라고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부모가 되니 남들보다 더 못 헤아려주었다. 남들에게 우리 아이가 이쁨 받았으면 좋겠어서 아이에게 더 예의 바르고 더 단단해지라고 했다. 사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남들의 관심이나 사랑이 아닌 나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오늘 아이를 하원시키면 많이 사랑을 주어야겠다. 혹시라도 오늘 또 운다면 아무 말하지 말고 토닥여주고 안아주어 봐야지. 오늘도 잘했다고 울어도 된다고 다독여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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