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hubhi Apr 14. 2021

슬기로운 인도생활

한국 식당 X,  한국 식료품 X 인 곳에서 산다는 것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인도의 가장 북서쪽에 있는 카슈미르의 바로 아래에 있는 펀잡 주이다.


한국 분들이 주로 심라를 가기 전 거치는 곳,

혹은 암리차르의 황금사원을 보러 가기 전에 거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주 언어는 펀자비이고 힌디와 영어를 섞어 쓴다.

주 종교는 시크교로 펀잡 주의 반 이상이 시크교이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도 있겠지만 이곳에서 외국인들을 보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시내의 외곽에 있는 현지분들만 있는 곳이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이런 펀잡주에는 한식당도 한국 식료품도 없다.

한국인이라고는 총 4가구(추정) 밖에 안된다고 하니 말 다했다.








코로나 전 동네 시장

모든 식재료는 인도식.


다른 곳보다는 괜찮지만

고기를 구하기 힘들다.


채소를 좋아했다면 달랐을 수도 있지만

나는 고기를 사랑하고

채소를 좋아하지 않는 편식쟁이이다.




감자나 양파, 당근 등 기본적인 채소들은 근처 시장에서 구할 수 있지만 조금 특별한(혹은 자주 쓰이지 않는) 것들은 사기 위해 시내로 가야 한다.

   

우리 집은 가장 가까운 시내를 가기 위해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한 시간 가량 이동을 해야 한다.


시내로 가면 한국 식료품점은 없지만 세계 식료품점이 있어 라면과 중국 제품이지만 간장은 구할 수 있다.


우리 집의 바로 옆은 농경지인데

그러다 보니 집 앞 슈퍼에서도 신선한 채소들을 구할 수 있다.


감자나 양파, 토마토, 생강 등 인도 분들이 주로 사용하는 채소는 쉽게 구할 수 있고

마늘 같이 잘 사용 안 하는 채소는 가게 주인에게 말해두면 비치해 준다.


   나와 남편은 델리에 있다가 펀잡 주로 이사를 왔는데(남편이 먼저 오고 뒤에 내가 왔다.),

  처음에는 델리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특히 델리에서는 영어를 쓸 수 만 있으면 힌디를 몰라도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는데, 펀잡 주의 시내 쪽은 영어를 사용하지만 주로 쓰는 언어가 펀자비여서 집 근처에서는 힌디를 모르면 대화를 하기 힘들다.


그래도 좋은 점은 있다.


좋은 고기를 구할 수 있다는 것.

 델리에서는 닭고기 외에는 냄새가 나서 잘 못 먹었는데 이곳에서는 많지는 않지만 신선한 고기를 구할 수 있었다.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매년 3개월 혹은 2개월을 상대방의 나라로 가서 지내던 우리.



서로의 시간도 있고 운이 좋게 오랜만에 만난다는 것이 참 애틋하고 좋기는 했지만

항상 상대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 참 외롭게 했다.


언어도 통하지 않고 식료품도 다 달라서 힘들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건 옆에서 도와주는 너 덕분이겠지.






인도를 잘 모르지만 한번 살아보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