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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ubhi Jul 04. 2021

인도에서 전기세 내기

이게 말로만 듣던 휴가를 내고 가야 한다는 일인가요?


 

엄청 긴 인도 전기 고지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아파트 단지이고 월세인데 집주인분이 시내에서 살다 보니

집주인에게 전기세를, 수도세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지불한다.


이번에 집주인분이 전기 세를 내지 않아서 인도 전기를 관리하는 관공서를 다녀왔다.








원래는 앱으로도 수납 가능한데,

앱을 사용해서 수납할 수 있는 날짜가 지났다고 해서 직접 방문 수납 하기로 했다.


전기 고지서는 게이트에 있는 경비실 같은 곳으로 가서 받아와야 했다.


인도 와서 처음 보는 전기 고지서는 한국의 고지서와 다르게 엄청 길고 영수증 같았다.

안의 내용을 보면 전기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아주 세세하게 명시해 두었다.

처음 보는 영수증과 영수증의 길이, 그리고 안에 적힌 내용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수납 기한이 있는데 그 기한을 넘기면 약간의 금액을 더 지불해야 한다.


영수증을 보니 영수증을 받은 날이 수납 기한의 마지막 날이어서 우리는 얼른 관공서로 향했다.



인도 전기 관공소


처음에 길을 헤맸는데,

이유는 관공서의 글이 펀자비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관공서는 거의 힌디와 영어(혹은 그 지역 언어)로 되어 있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시골이다 보니 펀자비로만 되어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정도였는데

안에 사람이 있기는 했지만 오후 4시까지만 운영한다고 해서 다음 날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당일 제출해야 했기도 하고(수납 기한 때문에) 앱으로 하려고 했었는데 안됐다며 사정해 보았으나 다음날 오라고 했다.


여기도 펀자비


다음날 그래도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도착하니 땡볕에서 기다리고 있는 바이야들을 보게 되었다.


이 땡볕에서 기다릴 것을 생각하니 막막했는데(한국처럼 빠르지 않은 일처리 때문에 더욱 그랬다.)

앞에 계시는 바이야께서 여성이니 먼저 가서 일을 보라고 했다.


띠용?


말 그대로 새치기를 하라는 건데 내가 쭈뼛쭈뼛하니 앞에 있는 다른 바이야들까지 얼른 가서 하고 하신다.



바이야들의 호의 덕분에 바로 가서 수납을 할 수 있었다.


인도에서의 여성 인권은 낮게 평가되는데 그와 반대로 여성을 보호해야 하는 존재로 생각한다.

얼핏 들으면 좋지 않나 싶지만

여성의 자립성에 대한 이해 없이 보호만 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


이전에 이야기했던 사티 프라타(과부를 화형 시키는 악습)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들었는데,

남편이 죽은 뒤 여성의 자립성이 없기 때문에 사티 프라타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여성을 보호해야 하는 존재로 생각하다 보니 관공서나 지하철을 타러 가거나 하는 경우

먼저 하라고 양보하거나 자리를 비켜주는 경험을 심심치 않게 할 수가 있다.


기다리고 있으면서 앞선 내용을 생각하고 있으니

바이야들은 호의로 한 행동을 내 심사가 꼬여서 좋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개인 정보는 삭제!


전기세 납부는 생각보다 빨리 끝났는데(앞사람이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는지 이해 안 될 정도로)

현금으로 지출을 하고 번호를 말하고 나서야 영수증을 받을 수 있었다.


시장에서 파는 쿨피






첫 관공서 일을 마치고 먹는 쿨피는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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